전분기比 영업익 398%ㆍ순익 345%↑...채권 평가익ㆍ위탁매매 수수료 증가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증권사는 불황에 강하다?" 증권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예상을 웃도는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와 증시침체속에 타금융회사들의 성적표가 좋지 않은 것과 대비된다.
15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엔가이드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12일까지 FY기준 2008 회계연도 3분기(10∼12월) 실적발표를 한 삼성증권, 대우증권 등 국내 9개 증권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분기보다 각각 평균 398.00%, 345.2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우증권이 928억원의 영업이익과 84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대신증권(영업익 653억원, 순이익 540억원), 미래에셋증권(영업익 622억원, 순이익 417억원), 동양종금증권(영업익 589억원, 순이익 377억원), 삼성증권(영업익 411억원, 순이익 335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대신증권이 영업이익 980.39%, 순이익 505.66% 상승으로 가장 두드러진 실적 개선을 보였다. 미래에셋증권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10.42%, 140.02%나 늘었다. 동양종금증권과 대우증권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흑자로 전환됐다.
얼핏 이해하기 어려운 증권업의 이같은 선방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금리 인하에 따른 채권 값 강세로 보유 중인 채권평가액이 늘어나고 증시 거래대금 증가로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입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친 거래대금은 2분기(08년 7∼9월) 5조9천억원에서 3분기에는 6조6천억원으로 증가했다. 두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매매비중도 2분기 53%에서 3분기 65%로 늘어났다.
매출증가는 수익 증가로 이어졌다.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4개 대형사의 3분기 위탁수수료 수익은 전분기보다 17.7% 늘어난 2천914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증권사들의 수익증권 등 금융상품 판매나 인수, 자문 실적 등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이들 증권사의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평균 29.77%, 28.44%씩 감소했다.
한편, 4분기(1~3월)에도 2,3분기같지는 못하겠지만, 채권 평가익 등으로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상황은 단기적으로는 브로커리지 및 리테일 영업능력이, 중장기적으로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따른 다양한 상품 구성 능력과 퇴직연금시장, 자산관리 부분이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분석을 적용한다면, 단기적으로는 대우증권과 키움증권, 중장기적으로는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