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인턴채용 양(量)vs질(質) '고민'
은행, 인턴채용 양(量)vs질(質)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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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2천명' 양적측면 고려
하나은행 '활용도' 질적측면 고려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국내 주요 은행들이 청년실업 해소의 일환으로 대규모 인턴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공기업과 금융회사가 청년실업 문제 해소에 앞장서야 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주문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은행 인턴제도가 1년 미만의 '초단기 알바'에 지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은행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대규모 인턴채용 계획을 발표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인턴제도에 대한 적지 않은 고민을 안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2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턴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계열사별로는 우리은행이 1200명 우리투자증권 200명, 광주·경남은행이 각각 240명 정도이다.

우리금융은 상하반기에 각각 1000명씩 나눠 10개 계열사에 3~6개월간 인턴을 채용하고 직무연수 및 계열사별 연수 프로그램을 이수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까지 1개월 미만의 초단기 인턴만 채용했으며 채용인원도 750명 수준이었다.

우리금융이 인턴채용의 양적인 측면을 고려했다면, 하나은행은 한발 더 나아가 질적인 측면을 보다 고려한 흔저이 엿보인다.
하나은행은 올해 상하반기 2회에 걸쳐 1000명의 인턴을 채용키로 했으며, 채용기간도 6개월로 못박았다.
또 인턴에게는 실질적인 영업점 업무수행이 가능하도록 정규직 수습행원 수준의 직무를 부여할 예정이다.

은행 인턴들이 제도의 취지와는 달리 고객 선물배달, 영업점 고객에게 인사하기 등 실질적인 업무와는 무관한 허드렛일에 주로 투입되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은 또 정규직 채용시 인턴십 평가결과를 반영해 서류전형과 필기시험, 1차 면접전형 등도 면제해 주기로 하는 등 인턴제를 취지를 최대한 활용키로 했다.

한편, 올해 은행들이 인턴채용을 크게 확대하면서 은행권의 인턴 수도 지난해와 비교해 두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은행별로 채용규모와 방식, 프로그램 등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인턴제의 취지가 기대에 못미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들 은행 외,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외환은행 등도 현재 인턴제를 활용하고 있지만 1개월 미만의 초단기 인턴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들 역시 정부와 금융당국의 요구로 인턴제의 활용도를 높여야 하지만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토로한다. 실적악화로 인해 정규직 인원까지 축소하고 있는 마당에, 비용의 성격이 강한 인턴채용을 확대하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채용한 인턴 수백명 가운데 정직원으로 전환된 인원은 십수명에 불과할 정도로 인턴 활용도가 낮다"면서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인턴채용을 확대하기는 했지만 전체 인턴 가운데 정직원으로 채용되는 인원이 몇이나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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