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펀드, 수익률 바닥…투자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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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79%…"비중축소 및 교체투자 고려해야"

[서울파이낸스 박선현 기자]지난해 유가 상승에 따른 수혜 기대감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러시아 펀드가 대내외 악재에 수익률이 무려 -80%까지 주저 앉는 등 최악의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러시아 펀드의 부진 이유는 인접국가인 그루지아와의 전쟁으로 인한 지역위기감이 높아지고 있고 외국인 자본이탈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유 및 천연가스 의 가격하락, 러시아 기업들의 과도한 대외채무로 인해 루블화가 폭락한 것도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일부 펀드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직면한 문제가 단기간 해결될 일이 아니고, 불안한 경기상황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러시아 펀드의 비중축소 및 교체투자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9일 자산운용업계와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5일 기준 러시아 펀드의 1년 수익률은 -79%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해외 펀드가 -48%의 성적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삼성증권 김태훈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러시아펀드의 평균수익률은 3%대로 양호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원자재 수요 감소, 유가 급락으로 이어지고 최악의 신용경색이 나타나면서 급격히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펀드는 지난 2007년 말 원자재 가격의 고공 행진에 수혜가 예상된다는 전망에 6개월만에 설정액이 4700억원이나 불어나며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러시아의 주요 수출 품목인 원유 및 천연가스의 가격이 폭락했고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파산 등으로 러시아 금융기관들의 대외채무 우려가 증폭되면서 상황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게다가 그루지아와의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불안, 신용위기로 인한 외국인 자본 이탈 가속화, 루블화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외환보유액 감소도 겹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중순 사상 최고치인 2,498.10까지 치솟았던 러시아 RTS지수는 지난 5일을 513을 기록 80% 가까이 폭락했고, 달러 대비 루블화는 11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지난 4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외환보유액 감소와 유가 하락 등을 이유로 10여 년 만에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까지 하향조정했다.

이에 일부 펀드 전문가들은 러시아 펀드의 비중축소 및 교체투자를 권고하고 있다.

채수호 애널리스트는 "러시아가 직면한 문제가 단기간 해결될 일이 아니고, 불안한 경기상황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러시아펀드의 추가적인 손실가능성은 크다"며 "러시아와 동유럽 투자자들은 이머징시장에서 가장 양호한 중국이나 브라질펀드로 교체하거나 올해 말 해외펀드 비과세가 만료될 가능성을 감안해 국내펀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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