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스와프 기한 연장, 환율하락세로 돌아설까?
통화스와프 기한 연장, 환율하락세로 돌아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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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 불안심리 완화에는 '도움', 하락세 기대는 '어렵다'
[서울파이낸스 안보람 기자] 한국은행의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연장 발표로 원·달러 환율이 큰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정 연장이 1400원을 넘보는 등 불안했던 외환시장을 진정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통화스와프 한도 확대가 이뤄지지 않은, 단순 기한 연장으로 환율 하락을 기대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원·달러 환율 9.5원↓…1370원선 복귀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원 내린 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시의 상승으로 역외환율이 하락한 것으로 반영, 전거래일보다 9.5원 낮은 138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이날 환율은 개장직후 매물이 나오면서 하락폭을 키워 한때 1373.4원으로 몸을 낮췄다.

하지만 1370원 초중반으로 내려서자 저가인식 매수가 나오기시작하면서 1370원 중후반에서 줄곧 거래되는 모습을 보였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한미통화스와프 협정 연장과 더불어 주가가 강세를 보여 환율이 하락했다고 전했다.

밤사이 뉴욕증시에서는 미국의 자동차 판매가 지난달에 이어 여전히 부진한 판매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제약주들의 4분기 실적 호전과 잠정주택 판매수치의 상승 등에 힘입어 큰 폭으로 올랐다.

이 영향으로 국내증시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날은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시한이 6개월 연장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외환자금시장 상황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역할을 했다.
한미통화스와프 협정 연장은 그 자체로 외환자금 시장 안전판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추후 한중·한일 통화스와프 협정 시한의 연장이나 한도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더 나아가 저점을 차분히 높여나가는 환율을 돌려세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윤덕룡 국제거시금융실장은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시한의 연장은 미국이 정권 교체 이후로도 우리나라를 지속적으로 지지한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기 때문에 유럽 국가 등 다른 국가들과의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실장은 "최근 수출이 둔화됐지만 수입도 상당 폭 줄어들었기 때문에 경상수지가 작년과 같이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으로는 미국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환율 안정 전망은 '시기상조'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통화 스와프 기한 연장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한도 확대가 아닌 단순 기한 연장은 이미 예상했기 때문에 시장에 이미 반영됐다는 주장이다.
이미 지난달 초 시장에서는 한미 통화스와프의 무제한 확대가 추진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친 바 있어, 한도 확대 없는 기한 연장 소식에 오히려 실망하는 기색도 보이고 있다.

또 환율 안정의 관건이 수출회복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환율이 하락으로 돌아서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사상 최대폭 수출 감소 여파로 29억7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당분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경상수지 개선의 여지도 크지 않다는 의견이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금융연구실장은 "최근 환율 상승은 경기 악화와 수출 급감에 따른 무역적자 등에 따른 것이며 통화스와프 협정 시한 문제의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며 "시한연장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추가적인 상승요인으로 작용했겠지만 한도가 그대로이기 때문에 눈에 띄는 환율 하향 압력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대투증권 김재은 연구원은 "통화스와프 협정 시한의 연장은 외환보유액 2천억 달러가 지켜지는 이유 중 하나이지만 이미 시장에서 예상됐던 내용"이라며 "정책 기대감을 어느정도 반영하는 금리나 주가와 달리 환율은 경제상황을 주로 반영해 상반기 내내 하락이 제한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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