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금융위기속 '안정적 성장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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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배당으로 론스타 투자원금 87% 회수

[서울파이낸스 안보람 기자] 외환은행이 연초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고있다. 현대종합상사의 주간 매각사 선정에 대해 '특혜논란'이 일었고, 배당을 실시한다는 소식이 이어지자 '론스타'가 돈을 얼마나 챙겨나갈지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 8013억원…전년比 16.6%↓
외환은행은 4일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8013억원으로 전년보다 16.6%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분기보다 9.47%감소한 1366억원을 달성했다.

무수익여신(NPL, 1.06%)과 대손충당금 전입액(4070억원)의 증가로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596억원 감소했다.

은행측은 "4분기말에 건설/조선업 기업에 대한 워크아웃 선정으로 51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수익증권 및 방카슈랑스 관련 거래 위축 및 수수료 수입이 감소했으나, 수출입 금융 및 외환분야의 외화매매익은 오히려 21.2%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순이자마진은 누적기준 2.9%였으며, 지난 4분기에는 전분기보다 1bp상승한 2.82%를 기록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38%, 주당순이익(EPS) 1243원, 연체대출비율 0.92%로 양호한 수준의 자산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관심의 집중이 된 BIS비율은 11.7%이고, Tier1기준으로는 8.7%였다.
은행 측은 지난 4분기에는 8000억원의 후순위채 발행, 하이닉스와 같은 출자전환주식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Tier 2를 상승시킨데 의미를 부여했다.

이와 함께 우량중소기업 및 수출기업을 포함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 중소기업대출(총대출 대비 49.8%)을 전년보다 3조4663억원(16.64%) 늘렸다. 특히 수출기업들에게 전체 여신 중 총대출채권 대비 25% 수준의 외화여신을 공급하면서 원화약세 속에서 빠른 자산 성장세을 보였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년도 3분기부터 국내 실물경제의 급격한 침체가 지속되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포함해, 높은 충당금 적립에도 불구하고 외환은행은 여전히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다"며 "2009년도에도 외환은행은 감독당국, 투자자 그리고 고객의 높은 기대수준을 맞추는 동시에 은행의 건전성을 유지에 나가면서 어려운 환경에 직면하고 있는 고객들을 지원하는데 은행 임직원 모두는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가운 눈초리…왜?
외환은행은 전대미문의 글로벌 위기 속에서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세간의 눈초리는 따갑기만 하다.

 외환은행 이사회가 전년에 이어 올해에도 주당 125원, 총 806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는 전년의 주당 700원 배당보다 훨씬 작은 규모이며, 주주의 가치를 보존하려는 노력에 따른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어보인다.

외환은행 측은 "어려운 경제환경에서 높은 수준의 자본력을 유지하는 배당정책을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은 "자본의 적정성과 미래 성장계획을 고려해 당기순이익의 40~50%를 주주들에게 배당하겠다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순이익의 10%로 최소규모에서 결정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당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론스타가 얼마나 챙겨갈지로 옮겨진다. 이번 배당 결정에 따라 외환은행 지분의 51.02%를 보유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는 3년간 배당으로 약6900억원을 받게 됐다. 이로써 론스타는 지분 매각대금 등을 합해 세전으로 1조9천여억원을 회수할 전망이다. 이는 투자원금 2조1548억원의 87.3%에 해당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론스타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헐값매각에 대한 억울함은 재판을 통해 어느정도 해소됐지만 외환은행의 매각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투자금의 대부분을 회수했다는 것은 '먹튀논란'을 재점화 시킬수 있는 재료가 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현대종합상사의 주간매각사 선정에 관해서도 외환은행은 구설에 올랐다. 현대상사 매각 주간사로 우리투자증권 및 산업은행M&A실 컨소시엄, NH투자증권 등이 선정되면서 매각작업이 본격 개시됐지만 선정된 매각 주간사들이 현대종합상사의 채권 은행들 관련 계열사였기 때문이다. 채권 은행들의 '제식구 챙기기' 논란도 문제지만 일각에서는 "빠른시일내에 매각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의도"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앞선 지난 11월 외환은행은 하이닉스 매각을 위한 주관사로 산업은행과 우리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 컨소시엄을 선정한 바 있지만, 당시에도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하이닉스의 2, 3대 주주인데다 CS도 외환은행 매각관련 론스타의 자문사였다는 점에 대해 의혹의 시선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효율적인 공자금 회수보다는 관련 기업들을 시급히 매각하려는 외환은행의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을 HSBC에 매각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데다 경기불황이 이어지고 있어 인수를 원하는 상대를 찾지 못하고 있자, 론스타가 기업 지분을 팔아 배당을 받음으로써 인수금을 회수하는 것을 대안으로 여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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