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금리하락에도 대출금리 안 내리려 안간힘
CD금리하락에도 대출금리 안 내리려 안간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행권, 역마진 생기자 조달금리에 연동검토
[서울파이낸스 안보람 기자] 은행권이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 하락으로 역마진이 불가피해지자 대출금리 체계를 변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CD금리에 1.5~2.0% 정도의 가산금리를 붙여 결정되지만,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CD금리가 곤두박질 치면서 대출금리의 인하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CD금리하락을 만회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2.7% 수준으로 높여가며 꼼수를 부리고 있지만 이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자 이번엔 대출금리 체계의 변화를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신한은행이나 국민은행의 경우 은행자체 산출기준인 프라임레이트를 비롯해 대출금리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등 수익성 증대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2일 CD금리는 2.96%로 지난 10월말보다 2%포인트나 하락했다. 이 수준이라면 가산금리를 5% 안팎으로 높여야 역마진을 면할 수 있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은행들은 대부분 예금이나 은행채 발행을 통해 대출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이후 은행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7%대의 고금리 상품을 출시했고, 경쟁하듯 8%대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문제는 이렇게 조달된 비용을 대출로 운용해 이자마진을 남기려면 그 이상의 대출금리가 적용되야 한다는 데 있다. 현재 은행권의 대출금리는 5% 수준이기 때문에 역마진을 피할길이 없어 보인다.

한 시중은행의 재무 담당자는 "전세계에서 소매대출 금리를 시장금리와 연동하는 국가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며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 현재 CD금리 일변도의 금리체계를 조달금리 연동 등으로 다양화 하는 것이 불가피 하다"고 말했다.

이에 은행권은 새로운 대출금리 체계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환위기 이전에 사용하던 '프라임레이트'나 '코리보', '통화안정증권 (통안증권)금리' 등이 새로운 대출금리 기준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녹록치 않아보인다.
프라임레이트의 경우 조달금리나 마진 등을 고려해 은행 자체적으로 산출한 기준금리이지만, 외환위기 당시 투명성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금리인 CD금리 연동으로 대출체계를 변경한 바 있다.

국내은행간 거래 때 적용되는 평균금리인 코리보는 거래가 활발하지 못한 문제점이 있고, 한국은행이 시중 통화량 조절을 위해 발행하는 통안증권 금리는 은행의 자금조달과는 거리가 있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처럼 CD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은행들이 새로운 기준금리를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은행 내부적으로 조달금리를 가중 평균해서 내부 기준금리를 제시할 수 있겠지만 얼마나 투명성을 확보하고 고객들을 설득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삼성증권의 김재우 수석연구원은 "금리 체계를 변경한다면 신규대출부터 적용해야 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은행의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