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종합상사 주간사 선정 '제식구 챙기기'
현대종합상사 주간사 선정 '제식구 챙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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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은행 관련 계열사로 선정
[서울파이낸스 안보람 기자] 현대종합상사㈜ 매각 주간사로 우리투자증권 및 산업은행M&A실 컨소시엄, NH투자증권 등이 선정되면서 매각작업이 본격 개시됐다.

그러나 선정된 매각 주간사들이 현대종합상사의 채권 은행들 관련 계열사라는 점에서 '제식구 챙기기'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 우리은행, 산업은행, 농협 등 9개 기관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는 '매각주간사 선정 평가표'를 근거로 평가한 결과 우리투자증권과 산업은행M&A실 컨소시엄, NH투자증권 등을 주간사로 각각 선정했다.

이로써 외환은행은 이번주 중 매각주간사와 최종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M&A를 진행할 예정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현대종합상사와 채권단이 윈-윈(win-win) 할 수 있는 최적의 인수자를 물색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번 주간사 선정이 지난해말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매각과정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주간사로 최초 골드만삭스를 선정했다가 지난해 말 산업은행M&A실로 교체해 '제식구 챙기기'라는 비판을 산 바 있다.

현대종합상사 주간사 선정 과정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로 현대상사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을 비롯해 우리·산업·농협·수출입·신용보증기금 등 6개 은행과 3개의 유동화 회사다. 채권은행 관련 계열사들이 모조리 주간사로 선정된 것.

증권업계에서는 이같은 결과에 대해 "이미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국내 증권사 가운데 M&A 부문에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세군데 전부 주간사로 선정된 것은 다소 이해하기 힘들다는 시각이다.

한 증권사 M&A 부서 관계자는 "우리도 M&A에 참여하려고 제안서를 제출했지만 내부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었다"고 전했다.

특히 현대종합상사 매각 이후에도 하이닉스 및 현대건설 등 대규모 매물들이 M&A시장에 대기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유사한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주채권 은행은 주간사 선정 과정에 대해 "운영위원회 소속 금융기관이 객관적인 평가표를 작성해 산정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라는 입장이지만, 운영위원회 역시 주주협의회나 채권단으로 구성돼 있어 '자기식구 챙기기'에 대한 비판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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