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이성태 총재, "올해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韓銀 이성태 총재, "올해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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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문가들 "가능성 있지만, 상황을 좀더 지켜볼 필요"

[서울파이낸스 안보람 기자] 한국은행 이성태 총재가 처음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간 마이너스 성장 전망이 많이 나왔지만 중앙은행 수장의 '마이너스' 언급은 금융시장을 술렁이게 만들고 있다.

30일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서울 이코노미스트클럽 조찬 모임에 참석한 이 총재는 이자리에서 "작년 4분기를 경기침체의 시작으로 본다면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하고, 올해 1~2분기가 그보다 높은 수준이라면 올해 성장률이 마이너스인지 플러스인지 잘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가 경기 저점이라고 하더라도 올해에는 소폭상승에 그칠 것이며 마이너스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는 뜻이다. 만일 지난 4분기가 경기침체의 시작이었다면 올해 성장률이 마이너스일 것은 분명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총재는 "지금 상황은 전 세계적으로 수십년 만에 오는 심각한 경제수축기로 이제는 월 단위도 모자라서 주 단위로 경제전망이 바뀌는 상황"이라며 "상반기에 위기가 끝날 것이라는 희망이 엷어지고 있고 내년부터 좋아질지 어떨지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이 총재는 "3주 전 국제결제은행(BIS) 총재 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비공개를 조건으로 세계경제 전망치를 언급했는데 막상 며칠 전 IMF 발표에서는 더 나쁘게 나왔다"며 "그 사이에도 내부적으로 수정됐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 총재는 경제침체에 따른 고용감소에 대한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같은 이 총재의 발언은 경기위축이 다소 심각한 상황임을 짐작케 한다.
이 총재는 지난해 말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언급하지 않는다"며 본인의 발언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더욱이 지난해 한국은행은 '2009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반기에는 작년동기대비 0.9%, 하반기에는 1.3% 성장을 예상했고, 신규취업자수를 4만명으로 전망했었는데 이날 이 총재가 이러한 내용을 전면 뒤집자 보이지 않는 공포가 엄습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날 이 총재의 발언에 일정 부분 동의하고 있다. 작년 말 올해 2%안 팎의 경제성장을 예상했던 국내 주요 연구기관들도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하반기 경기가 살아날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다. 특히, 최근들어 증시가 상승흐름을 타고 부동산 경기도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등 긍정적인 신호들이 미약하나마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올해 마이너스와 플러스 성장의 가능성이 각각 절반 정도로 보고 있다"며 "수출 여건이 개선되지 않고 있고 국내 소비나 투자도 크게 늘 것 같지 않기 때문에 플러스 성장을 크게 기대할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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