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원·달러 환율, 끝은 어디?
치솟는 원·달러 환율, 끝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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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원 '목전'...증시따라 향방 결정될 듯
1440원 저항선....1500돌파시 '예측불허'

[서울파이낸스 안보람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00원 문턱까지 올라서자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지난 '가을의 악몽'이 떠올라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에 빠져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가을만큼의 '폭등'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지만, 저항선이 무너질 경우 걷잡을 수 없이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 되고 있다.

■수급 균형 무너져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9원 오른 1390.9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1400원을 위협했다. 역외환율의 상승을 반영해 전날보다 3원 오른 1381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이날 환율은 개장직후부터 매수가 쏟아져 나오면서 1390원을 훌쩍 넘어서 1399원으로 고점을 높였다.
이후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과 외환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으로 상승폭을 일부 줄여 1390원 초중반에서 줄곧 거래됐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주가약세의 영향으로 환율이 상승했다고 전했다.
밤사이 미국 증시의 폭락으로 우리 주식시장 역시 약세를 보이면서 코스피 지수는 1100선이 붕괴됐다.

외국인들은 나흘째 '팔자'를 지속하며 원화와 주가의 동반 약세를 부추겼다.

통상적으로 설 연휴를 앞두고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이 나왔지만 올해는 예전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NH투자선물 이진우 부장은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이 전날과 전전날 이미 나 다와서 수요 우위의 장세가 지속된 결과"라며 "1400원이 넘어설 경우 큰폭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있어 당국의 개입여지도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얼마나 올라갈까?
이러한 환율 상승의 표면적 원인은 글로벌 증시 약세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심화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요우위의 수급상황이 지속되고 있음을 더 중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년간 환율은 하락 추세에 있었기에 수출업체들은 선물환 거래를 통해 1년치 달러를 미리 팔아버렸다는 설명이다. 즉, 팔수 있는 달러는 이미 동이 났다는 것. 하지만 환율이 예상과 반대로 움직이자 손절매수세가 유입되고 이로 인해 환율 변동폭은 더 커지고 있다.

또한 주식시장과 연동돼서 움직이는 양상을 띠고 있는데 연초 상승세를 보였던 우리 주식시장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확산되자 약세로 돌아서고 있다. '바이코리아'에 나섰던 외국인들도 나흘째 '팔자'로 돌아서 주가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면서 글로벌 증시 약세가 이어지자 외국인들은 다른 이머징 마켓에 비해 유동성이 큰 우리시장에서 손을 털고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승세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전문가들은 차트상으로 1440원을 다음 저항선으로 지목했다. 또 1440원 이후 전고점인 1525원을 넘어설 경우 상단을 측정하기 힘들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삼성선물의 전승지 연구원은 "1380원이 중요한 저항선이었는데 상향돌파 되면서 위쪽으로 올라갈 여지가 충분하다"며 "1500원까지도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클레이즈의 한주엽 이사는 "역외에서 외국인들이 달러를 많이 팔았기에 그나마 환율이 버텨준 것으로 보이지만 외국인들이 사기 시작하면 장담할 수 없다"며 "연초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수를 보였던 외국인들이 매도에 나선 것도 환율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차트는 우상향 추세에 있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향방에 따라 환율의 움직임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직접 적으로 시장에 개입하기 보다는 구조조정을 통한 근본적 해결에 나서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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