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교포·외국인 원화통장개설 러시
해외교포·외국인 원화통장개설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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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약세·FRB금리인하 등 영향으로 '괄목성장'

[서울파이낸스 안보람 기자] 지난 9월 리먼사태 이후로 원화가치가 고전을 면치 못하자, 외국인·해외교포 등이 원화통장을 개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외국인이나 해외 교포 등 비거주자들의 원화통장 개설은 해외지점을 제외한 한국내 지점에 비거주자 원화계정과 자유원계정, 해당국가의 통화로 직접 예치하는 대외계정의 형태로 가능하다.

비거주자 원화계정은 예치된 원화를 한국 안에서 인출해 쓸수 있는 반면 해외 송금이 제한돼 있고, 자유원계정은 해외송금은 자유롭지만 한국내에서의 인출은 제한된다. 또 대외계정은 해외지점을 제외한 한국내 지점에서 달러나 엔화 등 외화로 계좌를 개설하는 것이다.

11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비거주자의 국내계좌 개설 누적 건수 중 대외계정 누적 건수는 지난 7월말 2만4998건에서 지난 12월말 2만8063건으로 늘었고, 예치잔액 역시 같은 기간 2727억원에서 3771억원으로 증가했다.

또 비거주자 원화계정과 자유원계정 같은 원화 계좌 누적건수는 지난 7월말 1649건에서 지난 12월말 4409건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고 예치잔액 역시 같은 기간 899억원에서 4415억원으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자유원 계정은 같은 기간 610건에서 2736건으로 4배이상 증가했다.

이같은 증가세는 9월 중순부터 심화된 금융위기에 따른 환율 변동과 금리인하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비거주자가 한국에 통장을 개설하는 이유는 크게 환차익을 노리는 경우와 이자차익을 노리는 경우,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경우로 나눌수 있기 때문이다.

대외계정의 증가는 이자차익을 노리는 경우로 미국이나 일본이 사실상 제로금리를 선언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미국내 금리가 1%미만이고 금융기관의 예금금리는 1~2%수준에 지나지 않지만 한국에서는 5~6%대의 금리이다 보니 3~4%P의 차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대외계정은 원화로 예금한다 해도 미국보다는 높은 금리를 누릴수 있을 뿐 아니라 한국의 은행들이 다른 국가의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성을 보장받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특히, 대외계정은 지난 7월말 2만4998건엔서 9월말 2만5502건으로 큰 변화가 없었던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 금리인하가 본격 실행된 10월 이래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12월말 기준 계좌수 2만8063건 중 2만261건이 미국 달러로 개설돼 전체의 80.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거주자 자유원계정은 환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원화의 약세가 지속되면서 한때 1500원을 넘나 들었던 데 따른 것이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일 때 미국에서 1만 달러를 송금해 원화로 바꾼다면 1500만원을 예치하게 되는데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으로 내려온다면 1500만원은 1만2500달러의 가치로 변신, 2500달러의 환차익이 발생하게 되는 것.

또 비거주자원화계정은 단순히 한국에서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유학생이나 오랜기간 여행을 온 사람들이 개설하는 경우가 많다.

신한은행 외환사업부 담당자는 "최근 유례없는 원화예금 계좌 증가추이는 미국금리 인하 및 환율 상승과 관계가 깊다"며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외국환 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263억9천만 달러로 사상최대규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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