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대세론 확산…채권형펀드 뜬다
채권대세론 확산…채권형펀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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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까지 강세 전망 투자대안 급부상

내년 경기둔화 전망이 확산되면서 채권과 채권형펀드가 투자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금융 불안이 진정되고 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자, 내년 '채권 대세론'에 무게가 실리면서 채권형펀드의 출시가 늘고 있는 것.

23일 펀드 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설정 기간 1개월 이상인 국내 채권형펀드 90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22일 기준 7.15%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와 해외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37.05%와 -50.68%로 추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시장 전문가들도 올해 폭락세를 보인 주식시장이 내년들어 바닥은 다질 수는 있겠지만 추세적인 회복은 불투명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비해 글로벌 경기둔화의 우려가 높아지고, 이를 대응해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가 이어지면서 채권시장은 내년까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최근 국고채를 중심으로 시중 금리가 크게 내렸지만, 은행채와 회사채는 따라서 내리지 못한 탓에 금리 수준이 여전히 높고 국고채와의 스프레드(금리차)가 전례 없이 크게 벌어진 상태여서 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여지가 많다는 점도 채권시장의 전망을 밝게 한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국고채 대비 은행채나 회사채 스프레드는 각각 2.05%포인트와 2.92%포인트로, 최근 3년 동안의 평균치인 0.57%포인트와 0.66%포인트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병훈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리인하 움직임 속에 한국은행도 내년 상반기 말 기준금리를 2.0%선까지 낮추면서 채권시장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높은 주가 변동성을 고민하는 투자자에게는 주식과의 낮은 상관관계가 낮은 채권형펀드가 내년 훌륭한 투자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해외 금융회사들도 내년 채권 대세론에 가세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은 이날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가 경기 둔화 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금리인하 등을 통해 회복을 도모하는 '리플레이션(reflation)' 국면으로 접어들게 됨에 따라 내년에는 주식 혹은 현금보다는 채권 투자가 유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블랙록자산운용도 "기업들의 가치가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도달했지만 주식시장은 저점을 위협받을 정도의 극심한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며 "당분간 투자 위험 대비 수익 측면에서 채권이 주식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돼 주식보다는 채권을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이는 정부의 세제 지원 방침에 따라 출시된 장기회사채펀드들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하던 불과 한 달 전 분위기에서 급선회한 것이다.

또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가 소강 국면에 진입하고 정부 당국의 유동성 공급 정책에 힘입어 금리와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등 국내 금융불안이 진정되고 있는 것과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한동안 뚝 끊겼던 채권형펀드 출시도 다시 늘어나는 모습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우량 기업어음(CP)에 투자하는 단기 채권형펀드인 '흥국 멀티플레이 채권투자신탁 5호'를 이날 출시했으며, 삼성증권도 우량 회사채와 CP에 투자하는 '한국 장기회사채형 채권1호 펀드'의 판매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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