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株 '정책랠리' 언제까지?
은행株 '정책랠리'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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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세상승보다 단기반등 가능성에 무게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12월 들어서면서 은행을 비롯한 금융주들이 코스피 상승률을 웃도는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이 정책금리를 사실상 '제로금리'까지 끌어내렸다는 점이 대외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대내적으로는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금융지원 정책이 은행주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국내 은행주에 대해 비관적 전망 일색이었던 증권사 리포트에도 변화의 조짐이 엿보이지만, 추세적 상승보다는 단기반등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정책랠리 지속 가능성
은행주는 지난달 말 바닥을 친뒤 이달들어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KB금융은 지난달말 대비 60% 가까이 상승했으며, 하나금융지주는 환율하락에 따른 수혜주로 인식되며 같은 기간 70% 가량 급등했다.
우리금융과 신한지주 역시 각각 50%, 25% 상승세를 기록했다.
은행주의 이같은 상승세는 그동안 코스피지수 대비 하락폭이 컸다는 인식과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금융지원 정책에 기인한 측면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이 정책금리를 사실상 제로금리까지 끌어내리고, 한국은행 역시 이달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하하면서 '유동성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은행주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최근 은행업에 대한 주가 희비가 정부 정책에 따라 좌우되고 있는 만큼 은행주의 주가회복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그동안 국내 은행주를 혹평해 왔던 외국계 증권사들의 시각이 우호적으로 바꼈다는 점이 주목할만 하다.
지난 15일 모건스탠리는 KB금융지주의 목표주가를 3만5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올리고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으며 신한지주에 대해서도 목표주가를 3만2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높이고 '시장비중(equal weight)' 의견을 유지했다.
또, 우리금융지주과 하나금융, 기업·외환은행 등의 목표주가도 동시에 소폭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모건스탠리의 목표주가 조정이 소폭에 그치고 있다는 점은 추세적 상승보다는 단기반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증권사별 엇갈린 시각
국내 증시 전문가들도 은행주에 대해 긍정저인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구경회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금리가 인하되면 시중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은행으로 돈이 집중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아직 회사채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뚜렷한 징후는 없지만 회사채 시장의 안정을 확인하고 은행주 매입에 나서는 것은 늦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사례에서 볼 때 정책금리 인하가 회사채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약 4~7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 증권사는 은행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중립(Neutral)'에서 '비중확대(Overweight)'로 상향 조정했다.
또, 키움증권 서영수 애널리스트는 "금융당국의 하이브리드채 발행한도 증액 방안은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를 추측해볼 수 있는 뉴스거리일 수 있다"며 "특히 선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BIS비율을 개선할 수 있는 지주사와는 달리 BIS비율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던 외환은행과 대구·부산은행 등 지방은행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는 지난 9월말 1.5%에서 11월말 현재 1.8%로 상승한 은행 연체율도 아직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성 애널리스트는 "월평균 15bp의 연체율 상승은 과거 추이를 볼 때 높은 수준은 아니며 9월 이후 급속히 전개된 신용경색 현상을 감안할 때 오히려 낮은 수준일 수 있다"며 "정부의 중견기업 구조조정 연기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당분간 은행의 자산건정성 악화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이 증권사는 은행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반면, 은행업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가 선행되기 전까지 은행주에 대한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심규선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은행주는 금리인하와 자본확충펀드 등 정부의 다양한 지원책으로 코스피를 상회하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지만 은행 건전성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해소되려면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종전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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