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봄은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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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하향안정 전망 '우세'...내년은 '글쎄'
[서울파이낸스 안보람 기자] 외환시장이 급속도로 안정되고 있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직후와 오바마 당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속한 안정을 보였던 지난달 초에 이은 두번째다. 당시 전문가들은 외환시장 안정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지만 하락기조는 오래가지 못하고 전고점을 갱신하며 1500원을 돌파하는 등 실망을 안겨준 바 있기에 여전히 하향안정으로 추세전환을 했다는 시각을 내비치는 것은 다소 조심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외화유동성 공급의 개선이 이뤄졌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어 지난 9월이래로 숨가쁘게 움직였던 시장은 한숨 돌리는 모습이다.

■환율, 내려간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3원 급락한 1292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환율은 지난 12일을 제외하곤 줄곧 하락했고, 하락폭은 185원에 달한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환율이 급락한 점을 반영 전날보다 20원 물러난 1305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이날 환율은 개장직후 1289.9원까지 저점을 낮추며 하락세를 예고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달러화약세에 따른 주가상승이 환율하락을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미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금리를 0~0.25%로 운용하고 양적완화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힌 이후 달러 약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또 그동안 달러를 보유하려고 했던 수출업체가 1300원 부근에서 매물을 내놓기 시작해 원화강세를 이끌고 있으며 정부의 연말 종가관리에 대한 경계심이 작용해 환율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

■뒤엉킨 유동성, 실마리가 보인다
그동안 환율이 상승한 원인은 외환 디레버리징(차입축소)에 따른 유동성 문제와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의 역송금 수요에 따른 수급 불균형,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달러매수가 주 원인이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금리인화와 양적완화정책으로 최악의 글로벌 디레버리징이 해소되는 모습이며 한·미 통화스왑을 통한 자금 차입으로 연말까지 버텨내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자 시장이 안정되는 모습이다.
또 한·중·일 통화스와프 확대는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최후의 보루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심리적 안정을 가져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밖에 최근 글로벌 주식이 외복함에 따라 외국 자본의 아시아 이탈 현상이 멈추자 국내주식시장에서 '팔자'에 나섰던 외국인들이 매도와 매수를 반복하는 점도 수급완화의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강한 보유심리를 내비쳤던 수출업체들이 달러를 내놓으면서 자연스럽게 수급상황이 개선되는 양상이다.

더불어 지난 5일 -20원 이상 벌어지며 불안을 보이던 선·현물간 외환스와프포인트(1개월물)이 최근 -4.5원을 기록하면서 안정세를 모이는 점도 외환시장 안정의 신호로 분석된다.

신한은행 홍승모 차장은 "중앙은행이 직접 공급함에 따라 레버리징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며 글로벌 디레버리징의 한계를 맞았던 외화유동성의 공포감이 해소되는 분위기"라며 "우리나라의 펀더멘탈이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은 상황으로 특별한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하락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JP모건의 서은종 이사는 "베어마켓 랠리라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꼬였던 수급이 풀리고 있는데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보인다"며 "추세전환으로 보기는 이른감이 있지만 연말까지는 안정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 연말까지 단기적 하향일뿐 내년에 다시 불안해 질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경기둔화와 자본수지 측면의 외화유출 등 근본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나대투증권 김재은 연구원은 "환율의 추세 전환은 1200원 선으로 하락한 이후에나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국의 각종 정책에도 내년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지속하거나 은행권의 외화자금 만기의 불일치 현상이 재현되면 추세 전환 기대감을 꺾을 수 있는 환율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SK증권 염상훔 연구원은 "연말 당국의 환율 안정 노력이 마무리되면 수입업체의 결제수요가 다시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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