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로금리 시대' 임박…10년전 日本?
美 '제로금리 시대' 임박…10년전 日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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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앙은행 금리 또 인하 예상.."금리, 정책수단으로서의 의미 상실"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미국의 '제로금리 시대'가 임박했다. 미국중앙은행이 15일과 16일 이틀 동안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0%에 가까운 수준으로 인하할 것이 유력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급속하게 침체함에 따라 FOMC가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을 해소하고 성장을 부추기기 위해 현재 1%인 금리를 0.25%∼0.50% 포인트 더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FOMC는 지난 10월 회의에서 금리를 1.0%로 낮춘 바 있다. 미국이 정책금리를 1%로 운용한 것은 지난 1958년 7월과 2003년 6월∼2004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은행들이 대출을 꺼리면서 소비자와 기업들에 돈이 흘러들어 가지 않고 있어 이번에 금리가 하향조정돼도 시장에 대한 영향은 상징적인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에따라, 금리정책은 이미 정책수단으로서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문제는 이제 어떤 정책수단이 가능할까 하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앞으로는 통화공급량 자체를 늘리는, 이른바 비전통적인 수단인 `양적완화정책'을 동원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양적완화정책은 일본중앙은행(BOJ)이 2000년대 초 '잃어버린 10년'이라는 극심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입했던 것. 중앙은행이 하루짜리 초단기 금리인 정책금리를 인하하는 통상적인 금리정책을 포기하고 통화량 자체를 늘림으로써 경기방어와 신용경색을 해소하는 방안이다.금리를 한껏 내려도 돈이 돌지 않기는 마찬가지니 이제는 유동성을 푸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오바마당선자가 경기부양책으로 '1조달러'라는 통 큰 카드를 거론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로이터 통신은 최근 "통화정책은 앞으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연방기금금리가 아닌 다른 비전통적 수단에 주로 의존해야만 할 것"이라며 "그들(FOMC위원들)은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비전통적인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정하게 될 것"이라는 릴리 그램리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그램리 전 이사는 미국중앙은행이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직접 국채와 모기지관련 채권들을 사들이는 방안을 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벤 버냉키 FRB 의장도 지난 1일 텍사스 연설에서 전통적인 통화정책이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돼 있다며 국채와 공사채를 매입해 시중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혀 양적완화정책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제로금리 시대'를 목전에 둔 미국. 그러나, 10년전 일본보다도 상황은 더 좋지 않다. 미국앞에는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그 이상의 험로가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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