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과감한 기준금리 인하…효과는 얼마나?
한은, 과감한 기준금리 인하…효과는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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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환영'…추가적인 조치 필요할 것

[서울파이낸스 문선영기자]한국은행이 당초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파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시장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은이 이처럼 파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경기하강이 예상보다 빠른 데다 각종 조치에도 불구하고 자금경색이 풀리지 않자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최근 한은이 금융위기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비판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금리를 내리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 때 한은이 앞으로 2.5%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끌어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이같은 파격적인 금리인하가 어느정도 효과를 가져올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번 금융위기가 국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대내외적인 불안요인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당초 예상보다 인하폭 커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금리를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예상이 계속됐다. 그러나 예상폭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당초 전문가들이 전망한 금리인하 수준은 0.25%p 수준이었다. 공격적인 차원에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던 전문가들도 0.50%p 수준에서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막상 한은이 꺼내든 카드는 충격적이었다.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행 4.00%에서 3.00%로 무려 1.00%p를 인하한 것이다.

내년 경기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이성태 한은 총재는 경제가 상당기간 아주 낮은 성장에 머물 것이라 향후 경기를 전망했다.

이날 이 총재 오전 기준금리를 1.0%포인트 내린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계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기간에 대한 전망은 6개월부터 2년까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며 "국내금융시장도 1∼2개월내 진정될 것으로 자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내경기가 최근 2∼3개월 사이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면서 "설비투자와 소비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고 지난 가을까지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던 수출도 11월에 예상보다 빠르게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경기가 급속히 나빠질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금리를 몇번 나눠 인하하는 것은 좋은 정책이 아니다"면서 "앞으로 경기가 상당한 정도로 나빠질 게 확실하다면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파격적인 금리인하에 대해 설명했다.


최근 한은이 금융위기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시중금리 인하로 이어지나

한은의 파격적인 기준금리 인하 소식에 주식·채권·원화가 동반 상승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에서도 금융시장 불안과 신용경색을 적극 완화하고 취약부문의 어려움이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협하지 않도록 긴급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에서 적절한 조치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중 자금 순환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시의적절한 결정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시중금리 하락으로 이어지는 게 관건이기 때문에 대출금리 및 회사채 금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파격적인 행보에 시중금리 인하 및 자금경색 완화 기대감이 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은의 대폭적인 금리인하로 시중금리 하락세가 나타나겠지만 기준금리 인하만큼의 효과가 나타날지에 대해서는 불투명하다고 말하고 있다.

기준금리를 내린다고 해서 경기가 큰 자극을 받거나 시중금리가 뚝 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의 경기침체와 시중금리 고공행진은 국내 문제로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글로벌 경기침체와 신용위험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문제는 쉽지 않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추가 유동성 공급 조치와 크레디트물에 대한 정부의 신용보강 등과 같은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금융권 전문가는 "그동안 시중금리가 하락하지 않았던 이유는 은행의 자금 중개기능이 막혔기 때문"이라며 "구조조정에 대한 리스크(위험)가 있는 상황에서 은행은 민간 대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고 자금이 안전자산으로만 몰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구조조정에 대한 기준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이끌어나가야 한다"며 "중앙은행은 국채발행이 시중금리를 상승시키지 않도록 국채나 통안채를 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은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조만간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출범해 회사채 등을 사들이면 크레디트물 금리도 인하될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하 효과를 높이려면 크레디트물에 대한 정부의 신용보강 등의 추가 조치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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