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지각변동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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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人 비중 축소로 외국계證 영향력↓
개인 거래증가로 토종證 점유율 확대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최근 주식시장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프로그램이 증시등락을 좌우하는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웩더독'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는 얘기인데, 이는 향후 주식시장 역시 녹록치 않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매수세력이 실종됐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외국계 증권사들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한편, 개인투자자들과 토종 증권사들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한 변화다.

■외국계證 vs 토종證
지난 3일 크레디리요네(CLSA)증권은 삼성전자의 내년 실적전망 보고서에서 무려 8000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며 목표주가를 47만6500원에서 46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또, 메릴린치는 올 4분기에 500억원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며 목표주가를 38만원으로 대폭 끌어내렸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주가는 4거래일동안 10% 이상 급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국내 증권사들은 상반된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적자를 기록할 정도면 경쟁업체 대다수는 공장가동을 중단시킬 상황에 직면하게 되며, 반대로 삼성전자는 반사이익을 누리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달초 삼성전자 보고서를 낸 미래에셋과 대신, 메리츠, 굿모닝신한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은 투자의견 '매수' 56만원~73만원의 목표가를 제시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셀리포트'는 지난달에도 봇물을 이뤘다. 특히 하나금융은 JP모건, GS건설은 CLSA의 리포트에 직격탄을 맞으며 수거래일간 무려 30~40% 가량 급락세를 보였다.
이처럼 외국계 증권사의 셀리포트가 국내 증시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국내 증권사들의 '매도' 보고서가 가뭄에 콩나듯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외국계 증권사의 '셀리포트' 약발은 대부분 단기에 그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불과 며칠만에 투자의견을 변경하면서 의도적으로 주가급락을 유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GS건설과 하나금융 역시 급락 즉시 회복세를 보이며 3거래일만에 30% 이상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계 리포트의 약발이 예전보다 덜한 것은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이 급감한 것이 주된 요인이지만 리포트에 대한 신뢰성도 많이 떨어졌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도 원인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외인 vs 개인투자자
실제로 외국계 증권사의 시장 점유율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외국계 증권사의 점유율은 전체를 합쳐도 10%대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초부터 지속된 '셀코리아'로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비중도 급감한 탓이다. 한때 40%에 육박했던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달 30%대가 깨진뒤 최근에는 28%대까지 하락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은 미래에셋과 키움증권의 경우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올초 10%대에 머물렀던 키움증권의 위탁매매 점유율은 11월말 현재 15%까지 치솟았으며 미래에셋 역시 10%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 증권사의 점유율 확대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거래가 상대적으로 활발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거래는 올해 들어 꾸준히 늘어 11월 하루평균 주문건수가 221만건으로 전체 주문의 79.65%를 차지했다. 개인 주문건수는 지난 1월 148만건보다 49.5% 급증했다.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대금 비중도 1억원을 넘는 대량주문의 증가로 62.84%를 기록해 지난 1월 47.68%에 비해 15.16%포인트 늘어났다. 월별 개인주문 비중은 9월까지 50% 미만이었으나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후 급증했다.
하루평균 대량주문도 10월부터 크게 늘어나 11월에는 9243건으로 1월 7719건보다 19.7% 증가했다. 개인당 1만주가 넘는 대량주문은 하루평균 3만517건으로 1월 1만2740건 대비 139.5% 증가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 급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판단한 큰손들의 뭉칫돈이 시장에 유입된 결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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