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주성 前 국세청장 구속
檢, 이주성 前 국세청장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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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노승권 부장검사)는 12일 이주성 전 국세청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청장은 프라임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시도하던 2005년 11월께 건설업자 K(50.구속)씨의 소개로 만난 프라임그룹 백종헌 회장으로부터 "대우건설을 인수할 수 있도록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등에 힘을 써달라"는 청탁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청장은 이어 2006년 2월께 시가 19억원 상당인 강남구 청담동 S아파트를 구입해 달라고 K씨에게 요구해 아파트를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K씨는 프라임그룹 백종헌 회장을 찾아가 "대우건설을 인수하도록 힘을 써주는 대가로 수십억원을 달라"며 그룹 계열사인 상호저축은행에서 20억원을 대출받아 아파트를 구입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 전 청장은 또한 2005년 3월 삼성동의 I아파트에 입주하면서 K씨에게 "세무조사 현안이 발생하면 잘 처리해주겠으니 집에 비치할 음향기구와 가구 등의 대금을 지급해달라"고 요구해 5천800여만원 상당의 가재도구를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 전 청장은 지난 2006년 5월께 백 회장에게 신도림 테크노마트 시공에서 하청공사를 맡은 K씨 업체의 토목공사비를 증액해주면 대우건설을 인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해 K씨의 건설사가 13억7천여만원의 공사비를 더 지급받도록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또 국세청 차장 시절이던 지난 2005년 2월께 종로구 국세청 자신의 방에서 지인들의 주소지로 굴비 등 명절 선물을 구입해 배송해 줄 것을 요구해 500만원 상당의 선물 구입비를 대납하도록 하는 등 2006년 2월께까지 모두 3차례에 걸쳐 1천500만원 상당의 선물을 제공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서울서부지법 정인재 영장전담판사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날 오후 6시50분께 검찰 청사를 나온 이 전 청장은 취재진에게 "(검찰 수사 결과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지만 전 국세청장으로서 국세청 직원들에게 죄송하고 모든 것이 내 부덕의 소치"라고 말했다.

   그는 또 청탁의 대가로 아파트를 받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답하는 등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이날 전 정권 핵심 사정기관의 수장이었던 이 전 청장이 구속되면서 프라임그룹의 비자금 의혹에서 출발한 검찰 수사가 본격적인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로 접어들지 주목된다.

   검찰은 이 전 청장이 프라임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청탁과 관련해 실제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는지 여부를 밝히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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