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만 브러더스'의 가벼운 입
'리-만 브러더스'의 가벼운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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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만'이 조용한가 싶더니 이번엔 '리'가 시끄럽네요"
리만브러더스는 지난 9월 파산한 미국의 대형IB(투자은행)이지만, 지난 10월 한 외신이 이명박 대통령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엮어 '리만브러더스'라고 지칭해 논란이 됐다.
이전에는 강 장관의 '가벼운 입'이 문제가 됐다면 이번에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내리면서 '리만브러더스'가 또다시 회자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은행관련 BIS 발언으로 금융시장을 화들짝 놀래키는가 싶더니 곧바로 주식관련 발언으로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대통령 믿고 주식에 투자했더니 결국 돌아오는 것은 쪽박 뿐이더라'라는 우스갯소리마저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달 24일 이 대통령은 미국 LA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지금 주식을 사면 최소한 1년내에는 부자가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다. 특히 이 대통령의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이같은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문은 더욱 커졌다.
이 대통령의 주식관련 발언은 비단 이번만은 아니다.
대통령 후보 시절 이 대통령은 증권거래소를 찾아 임기말까지 3000포인트를 약속하기도 했으며, 이후에도 주식시장에 대한 낙관적 견해를 피력해 왔다.
물론 한 나라의 수장으로서 대내외적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희망적 견해를 피력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대통령의 말과 행동이 한 나라 경제에 무시못할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조심스러운 행보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더구나 후보시절 747 공략으로 '경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로 대통령 에 당선된 만큼 작금의 경제불안에 대한 일말의 책임을 느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3000포인트를 약속했던 증시가 현재 1000포인트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는 가운데서 또다시 주식매수를 권하는 것 자체가 현 정부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때문에 청와대의 은폐 의혹도 정황상 무리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은행 관련 발언도 마찬가지.
시중은행의 개별 사안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대통령의 위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달 23일 "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 회계기준 등에 대한 개선을 세계금융안정화포럼 활동을 통해 제안하려 한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 역시 국내 은행의 건전성이 의심된다는 오해를 살 소지가 충분하다.
앞서 강 장관이 시중은행들에게 해외자산 매각을 종용하면서 국내 은행권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켰던 것과 다를 바 없다.
파산이라는 극단적 상황까지 내몰리면서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리먼브러더스'가 우리나라에서만큼은 '입이 가벼운 사람'을 지칭하는 보통명사처럼 통용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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