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업 경영난 한국씨티, 철수설 '솔솔'
모기업 경영난 한국씨티, 철수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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母기업 경영난 여파로 철수설 '솔솔'
부자고객에게 5000만원은 턱없이 부족

[서울파이낸스 안보람 기자] '안심하고 거래하라'는 한국씨티 은행의 예금자보호 광고에도 불구하고 금융고객들은 혹시나 모를 불안감을 쉽사리 떨쳐버릴수 없다. 최악의 경영난으로 벼랑끝으로 몰린 씨티그룹이 미국 정부의 대규모 공적자금으로 겨우 살길을 마련했지만 불안함은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한국시장에 법인으로 들어와있어 본사의 경영난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하지만,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면 그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불안한 한국씨티은행
한국씨티은행은 한국시장 진출 이래로 끊임없이 '매각설'에 시달리고 있다. 더욱이 올해 씨티그룹이 기록적 손실을 기록하자 그 가능성이 힘을 얻는 모습이다. 이에따라 씨티그룹의 로버트 루빈 회장은 지난 6월 "소문일 뿐"이라며 매각설을 전면 부인했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일 뿐 아니라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가능성 등을 고려할 경우 철수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한국씨티은행의 사정은 그리 나아보이지 않는다.
올 3분기 한국 씨티은행은 당기순이익이 940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3% 줄었다.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도 351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 가까이 감소했다. 같은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의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1.2%(1020억원)증가한 3493억원임을 고려하면 뼈아픈 실적이다. 영국계인 SCB는 세계 1위인 씨티그룹보다 한참 처지는 규모이지만 선제적 위기대응 능력으로 불황속에서도 건제한 모습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그 능력이 SC제일은행에도 전해지는 모습이다.

■예금자 보호법 믿으라지만...
지난 24일 한국씨티는 이례적으로 주요 일간지에 예금자 보호 광고를 냈다. 미국·영국·홍콩 등 주요 국가에 동일한 광고를 낸 본사의 방침에 따른 것이라지만 한국씨티은행은 더욱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최근 금융업계에 따르면 씨티그룹의 위기가 보도되면서 씨티은행의 본인의 자금이 안전한지에 대한 걱정에 휩싸인 고객들에게 항의가 들어왔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하영구 행장은 사내방송을 통해 "씨티그룹의 유동성 투입, 전세계적인 감원 계획, 구조화투자회사(SIV)에서의 부실 자산 인수 등 나쁜 뉴스가 보도되고 있지만 전혀 걱정할 상황이 아니다"며 "고객 동요를 막는데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
금융감독당국도 "한국씨티은행이 문을 닫거나 파산할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는 입장으로 "최악의 경우 한국씨티은행이 문을 닫는 사태가 발생해도 예금자보호제도에 의해 예금과 적금은 원리금 5000만원까지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씨티은행이 '세계 최대'라는 이유로 부자고객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5000만원은 턱없이 낮은 수치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후순위채권과 양도성예금증서(CD)ㆍ은행채 등은 예금보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보장 받을 수 없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씨티은행의 경우 세계 최대의 은행이라는 인식때문에 한국의 부자들이 자금이 한국씨티은행에 예치돼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며, 부자고객들이 한국씨티로부터 자금을 이동할수 있음에 우려를 표했다.

■구조조정, 매각의 절차?
씨티그룹은 최근 5만2000여명의 감원을 단행할 것을 발표했다. 한국씨티은행은 본사의 경영난이 한국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한 언론에서는 씨티은행이 500명의 감원을 단축할 것이라고 보도하는 등 벌써 영향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씨티의 '한국 철수설'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2004년 한미은행 인수 때만 하더라도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은 전무했지만 이후 4년여 기간 동안 한국씨티의 성장세는 답보 상태를 거듭하며 총자산 규모도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4년 한미은행 인수 당시 한국씨티의 총자산은 66조원이었지만 올해 9월말 현재  61조원으로 되려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씨티그룹의 어려움이 지속된다면 고객이탈이 가속화될 것은 부정할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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