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발판 삼아 높이 차오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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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사>창간 6주년 한국 금융시장 숨차다

 
서울파이낸스가 창간 6주년을 맞았다. 전국을 달아오르게 했던 월드컵의 열기가 채 가시기 전에 그 희망적 기운을 돛대 삼아 2002년 12월 첫 주 창간호를 낸 서울파이낸스가 이제 영아기를 벗어나 유아기에 접어든 뜻 깊은 창간 기념일이다.

그러나 올 한해 누구와 더불어 기쁨을 나누기도 민망하다. 2008년 하반기는 국가도 기업도 가계도 모두가 한발 내딛기를 천추를 발목에 단 듯 조심스럽게 내디뎌야 할 상황이다. 한치 앞을 장담하지 못할 시장 상황 앞에서 너나없이 겸손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우리에겐 1997년 연말의 그 암울한 상황을 견뎌낸 한국사회의 저력이 웬만한 난관이라면 다 뚫고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지난 6년간 한국의 금융 산업이 세계의 금융흐름 속에서 힘차게 발끝을 차고 오르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 길을 함께 한 서울파이낸스는 현재의 암울함을 뚫고 비치는 희망의 빛을 보며 모든 금융인들과 함께 내일의 꿈을 나누고자 한다.

2008년의 금융위기는 1997년과 달리 한국만 겪는 것도 아니고 아시아만 국한된 위기도 아니다. 달러를 기축통화로 삼았던 그간의 세계경제시스템 자체의 재편이 시작된 심각한 변화의 시기를 지금 우리 모두가 겪어내고 있다. 그래서 더 큰 위기감이 우리 사회를 휘감고 있다. 그러나 혼자 겪는 어려움보다는 다 함께 겪는 고난이 견뎌내기 수월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절망이나 두려움이 아니라 비전을 발견하고 미래를 적극적으로 설계하며 상황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려는 자신감이다. 물론 구체적 대안도 없는 막연한 낙관은 외려 독이 된다. 사회가 무엇을 목표삼아 나아갈 것인지,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 국가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인지를 구성원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답을 공유해 나가는 속에 미래의 희망은 더 밝은 빛으로 다가올 것이다.

금융 산업 역시 누구를 위한, 무엇을 지향한 산업의 미래를 가꿀 것인지 부터 생각하며 한걸음 한걸음씩 발을 떼어야 한다. 막연히 돈 냄새만 쫓아다니는 대금업이 아니라 국가경제의 혈관으로 기능해야 할 금융 산업답게 어떤 비전을 좇을 것인지 머리를 맞댄 고민들이 이어져야 한다.

이제까지 전 세계를 뒤흔든 금융위기들은 금융기법이 낙후돼서 나타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금융자본의 돈벌이를 위한 최첨단 기법들이 위기를 촉발시켜왔다. 실물 성장과는 무관하게 성장하는 금융이라면 당연히 거품을 마냥 키울 수밖에 없다. 다수 금융소비자의 빈곤화를 외면하고 금융 산업의 안정적 성장을 꿈꿀 수도 없다.

세계 금융 산업의 후발주자인 한국의 금융기업들이 IMF 시기의 뼈아픈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은 우선 몸집부터 키워야겠다는 것이었다. 금융기법은 우리와 금융환경이 같은지 다른지도 따져보기 전에 선진 강국의 첨단기법이면 우선 카피해 쓰기 바빴다.

어린 아기들은 어른을 흉내 내면서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그러나 자라갈수록 보고 따라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못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익힐 줄 알아야 배움의 성취가 있다. 우리의 금융 산업도 이제 스스로 찾아 배우고 생각하며 자라야 하는 단계로 들어섰다.

금융위기에 끌려 다니기에 바빠서인지 요즘은 ‘동북아 금융허브’를 지향한 목소리들이 잦아들었다. 기우이길 빌지만 정권 교체로 인해 우리의 목표 자체를 후퇴시키는 것은 안 된다. 앞서 정권이 세운 정책 목표가 불완전하면 다듬어가며 지속시켜 나가는 것이 정권 쥔 이들의 마땅한 소임이다.

한국의 금융 산업이 더 성장해 나가려면 국내 시장으로는 너무 비좁다. 그렇다고 은행 숫자를 더 줄이고 다른 금융기업들을 솎아내는 소극적 대응을 펴나가서는 곤란하다. 전 세계가 허우적대는 금융위기의 시기에 우리는 오히려 금융 강국의 꿈을 향해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서울파이낸스는 한국의 금융 산업이 오늘의 위기를 바닥으로 삼아 박차고 오르며 동북아 금융허브를 향해 질주하는 길에 한발 앞서 빛을 비추는 등불의 소임을 잊지 않을 것이다. 모든 금융기관과 더불어 동북아 금융시장을 바라보며 도약하는 금융전문 미디어의 꿈에 모든 독자들의 변함없는 성원이 함께 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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