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공포, 다시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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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보유고 감소·위험자산 기피 현상 등 환율 상승 '재료'
단기적 전망 '무의미'

[서울파이낸스 안보람 기자] 원·달러 환율이 5거래일째 상승하며 1400원을 돌파하는 등 지난달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자 국내외 주식이 급락하고,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되면서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손을 털고 나가는 모습이 수일 째 계속되자 원화가치가 곤두박질 치는 모습이다.

여기에 해외펀드 수익률 급락에 따른 투신권의 환율변동위험 헤지분 정리 관련 수요가 나와 환율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또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와 한국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급등하고 있고 외환보유액이 줄고 있어 심리적 불안이 더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지난달과 같은 환율 폭등세가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위안이 된다. 환율이 단기적으로는 수급 불균형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수 있지만 한국과 미국 간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등으로 외환위기에 대한 우려가 누그러졌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환율 1400원선 '복귀'…불안요인 '산적'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9일이후 첨으로 1400원선에 복귀, 1409원으로 거개를 마쳤다. 5거래일간 상승폭은 82.7원으로 장중 1420원을 넘어서는 등 지난달 환율상승의 공포를 재현했다.

지난달 환율폭등은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의 체결로 1250원 선으로 가라앉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실물경제 침체와 외환보유고 감소에 대한 우려가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약발'이 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는 '보이지 않는' 공포감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세계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위험자산 기피 현상을 심화시켜 원화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증명하듯,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이달에만 1조6천억원 이상의 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또 한국의 신용위험도를 가늠하는 지표인 외평채 가산금리의 상승세와 외평채 5년물의 CDS프리미엄이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도 원화약세를 이끌고 있다.

2014년 외평채 가산금리는 14일 현재 5.24%로 지난 4일보다 0.5%p급등했드며, 외평채 5년물의 CDS프리미엄은 3.57%로 지난 10일보다 0.81%p상승했다.

이와함께 외환보유고의 지속적 하락이 외환시장의 불안감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2122억5천만 달러로 사상최대폭인 274억 2천만 달러의 급감을 보였다. 이는 은행권에 대한 달러 유동성공급,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 등 기타 통화의 약세에 따른 달러 환산액 감소 등이 주원인 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에도 한국은행은 매주 화요일에 실시되는 경쟁입찰 방식의 스와프시장 외화공급으로 40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18일과 25일에도 각각 20억 달러씩 자금 지원이 예상된다. 또 지난 13일 정부와 한은은 수출기업들에 대해 160억달러 외화유동성 공급을 발표한 바 있어 여러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이달 말께는 외환보유액이 1900억 달러대로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환율, 중장기적으로 '하향안정'
전문가들은 섣부른 외환시장 전망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다만, 외환거래량이 급감하고 있어 작은 변동에도 급등락을 반복할수 있음을 지적하고, 이를 유발할수 있는 투신권의 매매 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현물거래량은 지난 주말 23억3600만달러로 2년11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LG경제연구원의 최문박 연구원은 16일 '국내 금융시장, 대외충격에 유독 취약한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의 환율 급등은 자본시장 여건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증시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외국인 비중이 30% 이상으로 높지만 외환시장은 규모와 거래량이 적기 때문에 외국인의 주식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로 환율 급등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과거에는 외화자금시장과 금융시스템 붕괴에 대한 우려가 환율 상승을 자극했다면 이제 대내외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와 기업 도산 위험, 외국인 주식 자금 이탈 등으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며 "연말까지 1250원에 대한 강한 지지력을 보이면서 전고점 경신을 시도하겠지만 어느 정도까지 오를지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로 인해 외환위기에 대한 우려가 어느정도 해소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한 주요20개국(G20)정상회담 이후 각국의 금융시장 안정노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돼 신용경색완화와 환율안정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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