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인맥이라는 이유만으로...
MB 인맥이라는 이유만으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銀, 청와대 입성 좌절 ...MB인맥 '역차별'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시중은행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 금융불안의 진원지라는 질타가 쏟아지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마저 나서 은행들의 중소기업대출 행태를 비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각 시중은행에 MB 인맥이 포진되면서 이들 은행의 수혜가 예상되기도 했지만, 이들 금융사는 오히려 역차별을 더 우려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최근까지 청와대 입성이 확실시 됐던 우리은행이 결국 농협에 밀리는 수모를 겪었다. 당초 우리은행과 농협은 국내 '토종은행'이라는 점을 앞세워 청와대 입성을 위한 각축전을 벌여 왔다.

청와대에 지점을 낸다고 당장 수익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청와대에 입성한 최초 은행'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경쟁이 치열했다는 후문이다.

그동안 금융권에는 우리은행 내정설이 나돌았다. 금융권의 대표적인 MB 인맥인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관측도 내정설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청와대가 결국 농협을 내정하자 우리은행이 크게 당혹해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MB 인맥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자조섞인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박병원 경제수석 역시 우리금융 회장을 역임했던 터라 자칫 특혜시비로 불거질 수 있어 청와대의 부담이 컸다는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종합 평가에서 우리은행이 농협을 앞섰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은행이 탈락한 것은 결국 청와대가 특혜 시비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중이 담겨 있는 게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하나금융지주의 김승유 회장 역시 MB 인맥이라는 점이 오히려 '짐'이 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나은행의 경우 올초 1조7000억원대의 법인세 문제가 풀리면서 수혜 가능성이 엿보이기도 했지만, 이후 김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자립형 사립고 설립과 관련해 특혜 시비에 휘말리면서 역효과를 샀다.

자립형 사립고 설립은 하나금융지주가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회공헌사업임에도 불구하고 MB 인맥이라는 이유로 역차별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또 지난 7월 내정된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 역시 MB 인맥이라는 이유로 9월 취임 직전까지 노조의 극심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MB 인맥으로 분류되는 기업 CEO의 경우 사소한 일 하나도 특혜시비로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기업 모두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특히 현 정부에 대한 지지도 하락으로 이들 은행 CEO들의 행보도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