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회 저축의 날' 국민포장을 받은 여인을 만나다
'제45회 저축의 날' 국민포장을 받은 여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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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황인태 기자] <bins@seoulfn.com>어려운 환경과 사업실패 경험 등을 딛고서 저축을 생활화해 주목받는 이가 있다. 우리네 삶에서 멀리있는 것도 아닌 시장골목에서 김치만두를 팔며 살고있는 한 여인이다. 월 거래횟수가 20회 이상일 정도로 저축을 충실히해 '제45회 저축의 날' 국민포장을 받게 됐다. 수상비법을 듣기 위해 만나봤다.
 
김치만두로 빚은 저금통장들
 
시끌벅적 사람 냄새가 나는 시장골목을 지나 김선녀씨를 만나러 가는 길.

10평도 채 되지 않는 조그만 가게에 만두 익어가는 맛있는 냄새와 칼국수 삶는 김이 새어 나온다. 소박하게 '원주김치만두'라고 쓰인 작은 간판 아래 표정이 밝은 김선녀 조합원의 모습이 보인다. 만둣국과 칼국수 등 네 가지 메뉴밖에 되지 않는 가게이지만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가게 차린 지 벌써 15년이나 됐어요.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는 모습만 봐도 뿌듯하죠”
 
▲'제45회 저축의 날' 국민포장을 받은 김선녀씨 © 서울파이낸스
장애인 부부의 15년 알뜰 저축인생
 
다리가 불편한 남편은 맛있게 만두를 빚고, 한쪽 손이 불편한 아내는 만두를 끓인다. 쉰 한 살 동갑내기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만두가게는 매달 시장이 쉬는 이틀을 빼놓고는 15년 동안 단 한 번도 문을 닫은 적이 없다. 그렇게 부부가 정성으로 만든 음식은 3,000원~4,000원이면 푸짐한 한끼 식사가 나온다.

저축도 마찬가지다. 하루도 빠짐없이 차곡차곡 모아두었다가 저녁 즈음 찾아오는 신협에서 오는 파출직원에게 건네주는 게 김선녀씨의 저축 방식이다.

매상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모아왔던 것이 벌써 이곳에서만 15년이 됐다.

“저희 부부가 워낙 낭비하는 법을 몰라요. 남편이 도와주니까 저도 마음 편히 저축하는 거죠” 이렇게 쌓아온 부부애처럼 저축 역시 착실하고 부지런하게 해온 김선녀씨는 신협에서 주최했던 저축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것은 물론, 올해 국민포장까지 받게 됐다.
 
“돈이 사람을 따라야지 사람이 돈을 따라가면 되나요?”
 
“저축이라고 해봤자 얼마 모으지도 못했는데 상 준다고 하니까 괜히 마음에 부담이 되네요. 더 열심히 저축하라는 응원인가보다 하고 있어요.(웃음) 추천해주신 원주신협 직원들에게 감사할 따름이죠.”
 
그저 한푼 두푼 아껴서 저금했을 뿐인데 정부 포상을 받는다는 게 조금은 얼떨떨하다는 김선녀씨. 하지만 슬그머니 보여주는 통장들을 확인해보니 그것은 겸손의 말이었다.
 
손때가 타 낡아진 여러 통장들에는 그동안 그녀가 저축해온 시간들도 고스란히 쌓여 있는 듯 했다. 하루가 지날 때마다 통장잔액 숫자들이 날로 올라갈 때마다 흐뭇하게 웃음 지었을 두 부부의 모습도 스쳐 지나간다.
 
어릴 적부터 몸이 불편했기 때문에 남들처럼, 아니 남들보다 잘 살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덜 쓰고, 아껴야 된다는 생각에 절약정신은 버릇이 됐고, 이제 버릴 수 없는 습관이 됐다. 당장 사고 싶은 것이 있으면 눈 한 번 질끈 감으면 되고, 꼭 필요한 것만 구입하는 것이 김선녀씨의 원칙이다. 그렇게 살아왔기에 내 집이 마련됐고, 화목한 가정과 행복한 노후를 꿈꿀 수 있게 됐다.
 
김선녀씨는 형편이 조금 더 나아지면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고 싶다며 앞으로의 꿈도 살며시 비춰 보인다. 대화를 할 때마다 웃음이 끊이지 않는 그녀의 모습에는 그동안 저축해 온 행복이 보였다.

“얼굴 찌푸리면 누가 알아주나요? 즐겁게 사는 게 제일이죠. 돈이 많다고 행복한 건 아니잖아요. 돈이 사람을 따라야지 사람이 돈을 따라가면 되나요? 열심히 살다보면 돈도 모을 수 있는 거고, 내게 주어진 일이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한 거죠. 이런 게 행복 아니겠어요?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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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0-28 00:00:00
벌면 버는데로쓰고 또 없어도 있는척하면서 살게 되는게 요즘세상인데...
제가 부끄러워지네요.
앞으로도 항상 행복하시길 바래요^^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