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증시, 증권업 판도변화 앞당기나
패닉증시, 증권업 판도변화 앞당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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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몸값 올초대비 '반토막'
증시침체로 수익성 악화 가속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국내 증시가 연일 바닥을 치면서 국내 증권업계의 판도변화 조짐이 엿보인다. 
증시 침체가 내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수수료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수익성 훼손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 하반기부터 증권업 본인가를 받고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신설 증권사들의 경우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해 비관적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올 초 증권업은 이른바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금융업과 관련이
희박한 제조업체들까지 나서 증권업 진출에 열을 올렸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신흥증권을 인수해 HMC투자증권을 출범시켰으며, 현대중공업그룹은 CJ투자증권을 인수해 하이투자증권을 출범시켰다.
또, 롯데그룹은 코스모스투자자문을, 두산그룹은 BNG증권을, LS그룹은 델타투자자문을 인수했으며, GS그룹과 LIG그룹은 각각 GS자산운용과 LIG투자증권을 설립했다.
이로써 6월말 현재 증권업협회에 등록해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증권사는 총 61개사로 올해들어서만 8개사가 추가됐다.
이처럼 국내 증권업계가 비대해지면서 증권업계는 출혈경쟁 양상으로 전개돼 왔다. 하나대투증권이 시작한 수수료 인하 경쟁은 온라인 특화 증권사인 키움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 등으로 확대되면서 증권업계 전체의 수익성 악화의 단초가 됐다.
실제로 지난해말 기준 국내 대형 증권사 5개사의 브로커리지수익 비중은 전체 수익의 55%에 육박했다. 해외 주요 증권사의 경우 브로커리지 비중이 12%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부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자산관리 및 인수합병(M&A) 관련 투자은행(IB) 업무가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감소분 상쇄가 가능하지만 전적으로 브로커리지 수익에 의존하는 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증시침체에 따른 거래량 감소는 생존마저 위협할 수 있다.
지난해 말 서울증권을 인수해 유진그룹이 출범 1년만에 유진투자증권의 재매각을 추진하면서 이같은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증권주들의 급락세는 증권사의 시총 규모마저 크게 축소시키면서 대형사간 희비마저 가르고 있다.
올 초 자본시장통합법의 최대 수혜주로 부각됐던 미래에셋증권은 한때 시총규모에서 삼성증권을 앞지르기도 했지만 중국증시 급락에 따른 인사이트펀드 수익률 급락 등 잇딴 불운이 겹치면서 시총 기준 대우증권에 밀리며 업계 2위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주가 역시 올초 대비 반토막 나며 몸값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진투자증권이 매물로 나왔지만 뚜렷한 인수주체를 찾지 못해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M&A시장이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만큼 단기간에 M&A가 이슈화 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내년 자통법이 시행될 경우 대형사 중심의 증권업 구도개편이 불가피하다"며 "향후 재무상황이 좋지 않는 중소형사들이 도퇴되는 상황까지 전개될 경우 증권업계의 M&A 전쟁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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