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銀, 리먼 부실 알고도 허위보고 '의혹'
産銀, 리먼 부실 알고도 허위보고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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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문선영 기자]<moon@seoulfn.com>산업은행이 리먼과 관련해 금융위원회에 허위보고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은 21일 발간한 정책자료집 '산업은행의 리먼 브러더스 인수 시도 사건 전모와 산업은행의 바람직한 민영화 방안'에서 "산은은 정황상 리먼에 추가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금융위에는 유동성에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주가가 오를 수 있다고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에 따르면 산은이 지난 8월1일 금융위에 제출한 '텐더 오퍼 체크 포인트 검토'라는 보고서에서 리먼의 자산 매각은 유동성 문제 때문이 아니라 레버리지 비율을 낮추고 새로운 영업기회를 발굴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고 평가한 것은 허위보고라는 것이다.
 
고 의원은 "산은은 리먼이 부동산 관련 자산을 250억달러 이상 갖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렇다면 미국 부동산 시장이 추가 하락하면 추가 부실이 발생한다는 점도 알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산은이 리먼을 '굿뱅크-배드뱅크'로 나누어 굿뱅크만 인수할 경우 위험이 없다고 얘기했지만 사실은 부실자산을 떠안은 배드뱅크에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굿뱅크 주주가 책임을 져야하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민유성 행장이 산은이 리먼을 인수했으면 부도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지만 210억달러 이상 회계가 부풀려진 상태에서 60억달러를 투입한다 해서 부도를 막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산은이 10조원도 안되는 금액을 혼자 마련하지 못해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한 상황에 리먼을 인수했다가 추가 부실이 발생했다면 국민의 혈세를 투입하게 됐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5조8천억원 규모의 풋백옵션을 제안한 것이나 가격 부담이 큰 공개매수 방식을 고집한 것,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자금회수 보장 장치를 요구하지 않은 점 등에 대해서도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고 의원은 민유성 행장이 리먼 서울지점 대표로 재직하던 지난 5월부터 리먼의 자본확충 제안이 시작된 부분에 대해 주목하며 "민 행장이 리먼쪽에서 일하다 책상만 바꾸어 산은에서 다시 추진한 것으로 보이며 민 행장이 공직자로서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했는지에 대해 강한 의문을 가지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산은은 수신 기반이 없기 때문에 시중은행과 인수합병하는 것이 국가 경제를 위해 올바른 길인데 난데 없이 리먼브러더스 인수와 같은 거래를 시도한 것은 민영화 방향과 일정에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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