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권 발행 연기…ATM업계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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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확정 안돼 사업 차질 우려”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 정부가 고액권 발행의 연기를 검토하면서 ATM업체들이 울상이다. ‘신권특수’ 이후 새로운 수익원이 돼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고액권 특수’의 윤곽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당초 내년 초로 예정됐던 고액권 발행을 내년 하반기 혹은 무기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라 현금사용이 줄어들고 있고, 화폐 단위의 변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고액권 발행이 불필요한 비용만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한국은행은 10만원권 지폐도안으로 선택한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대동여지도에는 독도가 표기되지 않아, 지폐 도안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계속 제기됐었다.

ATM업계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ATM업계 관계자는 “고액권 발행 시기를 한국은행의 창립 기념일인 내년 6월 12일로 예상하고 있었다”며 “한국은행이 여전히 고액권 발행 강행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누구 말을 따라야 할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ATM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로 미뤄지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며 “더 큰 문제는 확실한 일정이 잡혀지지 않은 채 고액권 발행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정이 확정되지 않으면 고액권 ATM을 발주해야 하는 은행들이 예산 계획을 제대로 세울 수 없어 사업 발주 자체가 힘들다는 설명이다.

ATM업체들의 ‘고액권 특수’에 대비한 준비 작업도 멈춰있는 상태다. 지난 7월 농협은 ATM 4개 업체(노틸러스효성·LG엔시스·FKM·청호컴넷)와 함께 고액권 ATM의 규격 테스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후 시중은행에서 이 같은 테스트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이 고액권 도안을 확정짓지 못하면서 도안을 기반으로 한 감별부분의 제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ATM업계 관계자는 “ATM업체가 고액권 ATM을 제작하기 위해선, 자재준비에 3개월, 제품 생산 및 공급에 6개월 등 총 9개월이 소요된다”며 “내년 하반기로 일정이 확정될 경우 상반기에는 도안이 확정돼야 하는데, 지금 상황으로선 이마저도 의문스럽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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