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지주, 증시 때문에 '울고 웃고'
KB지주, 증시 때문에 '울고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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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엔 지주사 전환 '복병'
신용경색 해소 분위기로 은행주 '화색'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지난 10일 코스피시장에 데뷔한 KB지주가 급등락하는 국내 증시에 울고 웃는 상황을 반복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주사 전환을 추진했던 9월 초까지 주가 때문에 애를 태웠다면, 이번주에는 글로벌 신용경색 해소 가능성이 커지면서 KB지주 상장 직후부터 시원한 주가 상승세로 웃고 있다.

■험난했던 지주사 전환 
사실 KB지주는 국내 증시의 부진한 흐름 때문에 지주사 전환에 발목을 잡힐뻔 했다.
지난 7월 국민은행은 지주사 전환을 위한 주식매수청구권 비율을 기존 30% 수준에서 15%까지 대폭 축소했다.

이 때만 하더라도 증권가에선 '국민은행의 지주사 전환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가뜩이나 어려운 증시상황에 청구권 비율까지 낮추자 국민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내년으로 미루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후 국민은행은 자사주 매입은 물론 황영기 KB지주 회장과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국내외 투자자들을 직접 찾아다니는 등 적극적으로 투자자들 설득했고, 지난달 3일 마침내 지주사 전환 조건인 '15%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비율' 만족시켰다.

당시 주가가 지주사 청구가격인 6만3293원에 비해 현저히 낮은 5만원대 초반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증시 관계자는 "KB지주로선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비율 축소로 지주사 전환은 물론 재무건전성 악화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며 "국민은행의 전략적인 승부수가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금융시장 안정세 6%대 상승
KB지주는 재상장 이후 첫날인 지난 10일 2.39% 하락하며 불안한 첫날을 보냈다. 그러나 상장 이튿날에는 무려 7.87% 급등하며 5만7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KB지주의 상승폭은 우리금융(14.08%), 하나금융(14.61%) 등 여타 은행주에 비해 작지만 지난 한주 동안 여타 은행주들의 하락폭을 감안하면 상승했다는 것 자체가 의외라는 시각이 나온다.

실제로 KB지주의 전신인 국민은행의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23일 이후 5대 시중은행의 주가는 19% 급락했다.
보험주만 하더라도 그동안 '나홀로 상승세'를 보였던 삼성화재도 이날 5% 이상 '나홀로' 급락세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증시 전문가들은 여타 은행의 주가 하락률을 감안할 경우 KB지주의 주가는 약 4만원대 중반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주식시장은 글로벌 금융불안 해소를 위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공조노력에 힘입어 3.79%의 큰 폭의 반등세로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 역시 주말보다 달러당 71.0원 폭락한 1238.0원으로 마감하며 안정세를 되찾는 분위기다.

KB지주 주가가 지난주 은행주의 동반급락이라는 악재보다는 금융위기 해소 가능성이라는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한 셈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특히 KB지주의 '자본력'에 주목하고 있다.

대신증권 최정욱 애널리스트는 "9월말 기준 KB지주의 연결자본은 약 17.3조원으로 금융지주사 중 가장 많은 자본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강력한 자본력은 인수합병(M&A)을 수월하게 할 뿐만 아니라 신용위험이 증가하고 있는 시기에 재무안정성에 대한 신뢰를 준다는 점에서 향후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주사 전환이 성공했지만 지주사 전환으로 인해 발생하게 된 자사주가 약 7400만주로 총 주식수의 약 20.1%에 달해 원활한 처리 여부가 주가등락을 좌우할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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