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뱅크 진출 바람 '찻잔속 태풍' 그치나
글로벌뱅크 진출 바람 '찻잔속 태풍' 그치나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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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 국내은행 인수 포기한 듯... 저가 인수 실패 영향
HSBC가 사실상 국내 은행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하반기 국내 금융시장에 거세게 불었던 글로벌뱅크의 국내 시장 진출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금융시장의 실적악화로 ‘저가 인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던 외국계 금융사들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요구하는 현 대주주들의 요구에 밀려 국내 금융사 인수합병을 통한 국내 금융시장 진출 전략을 포기하고 새로운 진출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인수가격이 비싼 일본이나 한국시장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인수가 가능한 동남아 시장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이와 관련 제일은행 지분매각을 추진했던 뉴브리지 회장단은 지난 3일 제일은행 노조와 만난 자리에서 ‘HSBC와 지분매각과 관련 접촉은 있었으나 지금은 중단된 상황이며 재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해 사실상 협상이 결렬됐음을 시사했다.

HSBC 또한 지난달 27일 런던에서 투자자 및 주주들과 가진 전략 프리젠테이션에서 존 보드회장이 ‘한국에서의 은행 인수는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들어 이를 추진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힌바 있다.

국내 대형은행들의 적극적인 시장 방어전략 또한 글로벌 뱅크의 국내시장 진출을 막아서는데 한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형 은행들은 외국계 금융사에 시장 주도권을 뺏길 것을 우려해 직접 인수에 참여하거나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분인수를 추진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미 국민은행은 당초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기 위해 국내 금융사 지분인수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180도 바꿔 국내은행 지분인수에도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LG카드 매각과 관련 채권은행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영권 인수에 나서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이 국내은행들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은 HSBC나 시티와 같은 글로벌 뱅크들이 저코스트 자금과 선진금융기법으로 무장하고 국내시장 진입에 나설 경우 현재의 4강 체제로는 버텨내기 힘들 것으로 내다본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 김승유 행장은 지난 2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외국계 금융사에 의한 국내금융기관 인수가 정부의 신용정책 추진에 차질을 빗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한미은행지분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HSBC 또한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한 국내시장 진입 가능성이 남아 있는데다 시티그룹은 국내금융시장 성장에 대한 높은 기대를 나타내고 있어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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