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어렵다,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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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결제 증가로 수익성은 '하락'
이자·수수료 수익도 ↓…연체율 ↑

[서울파이낸스 문선영 기자]<moon@seoulfn.com>신용카드 결제금액이 지난 7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8월에도 급격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소액결제가 늘어난 탓에 실적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어 카드사들의 고민이 크다. 아울러 경기상황이 당분간 좋지 않을 것으로 보여 카드사들의 경영여건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카드사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카드 사용액 늘어났지만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신용카드 결제금액은 지난해 대비 22.86% 급증한 26조41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8월에도 증가세가 이어져 지난달 카드 결제금액은 18.95% 늘어난 24조79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증가세에 힘입어 올 8월까지 국내 신용카드 사용액은 전년동기 대비 20.61% 증가한 196조8150억원을 기록, 2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카드 사용액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물가 상승 요인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경품 제공과 무이자 할부, 적립 서비스 등을 확대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액 결제가 대폭 늘었다. 카드결제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비씨카드 자료를 보면 올 상반기 1만원 이상 소액결제는 1억3161만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46.3% 급증했고 전체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6.7%에서 19.4%로 늘었다.
문제는 이렇게 소액 결제 비율이 높아지면 카드 사용액이 늘어도 수익성은 오히려 마이너스라는 점이다. 카드거래가 이뤄질 때에는 카드 사용금액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카드거래 승인비용, 카드전표 수거비용 등 고정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카드사는 고객이 1000원을 결제하든 10만원을 결제하든 카드거래 한건당 약 700원 내외의 비용을 지출하게 된다. 여기에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가 2.27%임을 감안하면 3만원 이상의 결제가 이뤄져야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1만원 미만의 소액결제가 증가하고 있는 현재, 카드사들이 카드 결제금액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실적개선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드로 결제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지만 소액결제가 증가한 것은 카드사에게 부담"이라며 "고객들의 카드 사용액을 끌어올리기 위해 더욱 다양한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말했다.

■경기 악화에 연체 위험
신한카드는 신한은행 계좌를 결제계좌로 보유한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한도 내에서 입출금이 자유로운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방식의 '마이너스론'을 선보였다. 신한카드는 "기존 카드론이 추가 이용시 개별로 대출을 신청해야 하고, 상환도 균등분할상환이나 만기 일시로 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다"며 "고객들에게 좀 더 실질적이고 편리한 카드론을 제공하기 위해 마이너스 론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현대카드는 현금서비스 특화카드 'F'를 통해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연 11.9%의 단일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전달 신용판매(일시불+할부) 이용액이 50만원 이상인 고객은 연 7.9%의 금리에 현금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신용판매 이용액의 0.5%는 다음달에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현금서비스 이용 시간이나 사용 기간에 따라 수수료가 면제되거나 낮게 부과해 주기도 한다.
우리카드는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현금서비스로 10만원 이하의 소액을 인출하는 경우 연 7%의 수수료율로 우대 적용해준다. 또한 현금서비스 이용한 날로부터 5일 이내에 이용금액 전액을 선결제하는 경우 해당 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와 이자(5일간의 이자) 중 큰 금액을 면제해준다.
KB스타카드와 신한카드 역시 5일 이내 상환하면 현금서비스 수수료 전액을 면제하며 롯데카드는 제휴 자동화기기(CD/ATM) 이용시 수수료 전액을 면제해준다.
카드사들의 적극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올해 5개 전업계 카드사의 현금 대출 규모는 53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8.3%(4조1000억원)늘어났다. 특히 카드론은 올해 상반기에만 9조7000억원를 기록 지난해 상반기 7조1000억원에서 비해 36.6%나 급등했다. 현금서비스 규모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 증가한 43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대출이자와 수수료 수입을 통해 수입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최근 경기악화와 자금시장 불안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7일 현재 2년만기 카드채 신용스프레드는 1.84%포인트로 지난해 0.85%포인트에 비해 무려 0.99%포인트 올랐다. 조달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카드사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기 침체가 당분간 길어질 것으로 보여 연체율 관리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신용카드 연체율은 지난해 말 1.3%에서 올해 6월말 1.8%로 급등했다. 금융권에서는 향후 연체율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전업계의 경우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게다가 연체 위험까지 커지고 대출서비스 규모를 줄이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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