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에 흔들리는 쌍용車
‘내우외환’에 흔들리는 쌍용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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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에 주력 SUV 판매 급감, 영업손실로 이어져
기술유출 의혹 혐의 검찰 조사…“유출가능성 높아”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 쌍용자동차가 휘청거리고 있다. 고유가 행진에 주력 사업부문인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검찰로부터는 하이브리드카 기술유출 의혹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작년 5월말 8000원대를 형성하던 주가도 22일 종가 기준 2700원으로 급락한 상태다. 대외 환경의 악화 속에 내부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형국이다.

■2009년 이후에나 턴어라운드 가능
쌍용차는 올 상반기 4만9802대를 판매, 매출 1조3288억원에 영업손실 599억원, 당기순손실 699억원을 기록했다. 판매대수와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29.1%, 18.6% 감소했으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247.6%, -550.2%로 급락하며, 적자전환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부진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메리츠증권 남경문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실적악화의 주원인은 고유가에 따른 차종 판매부진”이라며 “내수 디젤가격 상승에 따른 SUV 차종의 판매감소, 내수 모델 노후화와 경쟁사 신차 출시, 유럽 배기규제에 따른 SUV 차종 세금증가 등이 주원인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남 연구원은 “쌍용자동차의 신차 발표는 2009년에 계획돼 있어 당분간 판매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턴어라운드는 중소형 SUV의 신모델 change와 중국 CKD의 판매가 시작되는 2009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유가 직격탄에 흔들
쌍용차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고유가 행진에 있다. 쌍용차의 주력 차종인 렉스턴·카이런·액티온은 모두 SUV차량. 그동안 차량 가격은 비쌌지만 휘발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유가의 덕을 톡톡히 봤던 SUV차량은 최근 경유가가 휘발유 가격의 턱밑까지 치솟으면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 Opinet에 따르면, 8월 20일 기준 경유가는 1731원으로 1755원인 휘발유의 98.6%에 육박한 상태다.

이에 따라 SUV 시장의 크기도 쪼그라들고 있다. 2분기 국내 자동차시장을 살펴보면, 전년동기대비 경형(179.1%)·중형(12.1%)·대형(7.6%)은 증가세를 나타냈으나, 미니밴인 CDV(-19.1%)·SUV(-18.3%)는 감소세를 보였다. 쌍용차의 SUV 시장 점유율도 작년 21.8%에서 올 상반기 14.3%로 줄어든 상태다. SUV 시장의 파이는 작아지는데, 쌍용의 기존 시장도 타사에 넘겨주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쌍용차는 연비 1등급 모델이 전혀 없는 상태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현재 1등급 차량 모델은 44개. 이 중 수입차를 제외한 40개 중 기아자동차가 가장 많은 18개의 1등급 모델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가 15개, GM대우가 7개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르노삼성과 쌍용자동차는 1등급 모델이 하나도 없다.

■기술유출의혹도 여전
지난 2005년 1월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인수한 이후 계속해서 불거져 나왔던 기술 유출 의혹도 현재 진행형이다. 검찰은 지난 7월 4일 상하이차가 하이브리드카 설계 기술을 빼갔다는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쌍용차 기술연구소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번 수사는 2005년 5월 쌍용차 핵심기술인력 150여명이 중국에 파견되면서 쌍용차와 부품업체들의 설계도면이 넘어갔다는 노조의 주장에 근거한다. 노조에 따르면 상하이차가 SUV ‘카이런’의 1413개 항목 4070장의 도면을 입수했고 쌍용차 기술진을 동원해 84개에 이르는 주요 부품의 핵심 기술을 중국 부품업체들에 넘겼다는 것. 노조는 당시 배터리·브레이크시스템·전자제어장치모듈·제너레이터·엔진 부품의 기술까지 유출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정원이 정보 수집을 통해 지난해 1월 “2005년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차의 하이브리드 관련 기술을 빼내간 정황이 있다”는 첩보를 검찰에 넘겼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설계기술은 정부가 지난해 8월 국가핵심 기술로 지정해 관리해오고 있다.

검찰은 두 회사가 맺었던 인수합병 계약에 포함되지 않았던 핵심 기술이 중국으로 이미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임원들이 상주하는 등 기술 유출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자동차 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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