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탐방]은평1지구 입주율 낮아 ‘전전긍긍’
[현장탐방]은평1지구 입주율 낮아 ‘전전긍긍’
  • 서울파이낸스
  • @seoulfn.com
  • 승인 2008.08.20 13: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7년 부동산 시장의 최고 히트작인 은평뉴타운이 최근 낮은 입주율과 주택시장 침체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은평뉴타운은 공영으로 개발돼 사업성이 뛰어나고 주거환경이 좋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그러나 최근 주택경기 침체와 기반 및 편의시설 미흡 등으로 인해 은평뉴타운을 찾는 수요가 크게 줄면서 부동산 시장이 불황을 맞이하고 있다. 대한민국 부동산표준 부동산뱅크에서는 입주 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은평뉴타운1지구의 시장동향과 전망에 대해 알아봤다.

교통 및 편의시설 ‘미흡’
사업성 빠르고, 주거쾌적성 뛰어나


은평뉴타운으로 지정된 은평구 진관내ㆍ외동 349만㎡는 지난 34년 동안 그린벨트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 개발이 제한됐던 곳이다. 무허가 판자촌이 즐비했던 이곳은 지난 2002년 시범뉴타운으로 지정되면서 서북권 주택시장의 장미빛 투자처로 급부상했다.

은평뉴타운에 들어서면 ‘전원형 생태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쾌적함이 느껴진다. 이곳은 동측으로 북한산국립공원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고, 서측으로는 서오릉자연공원 등이 있어 녹지가 풍부하고, 북측으로 창릉천이 흘러 주거쾌적성이 뛰어나다.

또 이곳은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층수제한을 두고, 자연 그대로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개발을 추진해 환경을 최대한 보존시켰다. 이에 따라 단지 내 조경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개별 단지마다 구조도 달라 일반 택지지구의 일괄적인 모습을 탈피했다.
<단지 내 조경시설이 뛰어난 은평1지구 전경> 

이처럼 주거환경이 뛰어난 은평뉴타운은 분양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첫 분양을 한 1지구는 청약가점제 시행 이후 첫 만점자(84점)가 배출될 정도로 청약 경쟁이 치열했다. 특히 B공구 14단지 133㎡의 경우 5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청약율을 보였다.

하지만 뜨거웠던 청약 시장과 달리 입주 후 은평뉴타운의 주택시장은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입주 후 2달여가 지난 현재까지 입주율이 30%를 밑돌고 있는데다 거래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문을 닫는 중개업소가 점차 늘고 있는 모습이다. 또 어렵게 거래가 성사되더라도 계약을 중도에 포기하거나 취소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같이 은평뉴타운의 주택시장이 불황을 겪고 있는 것은 기반 및 편의시설 부재가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실생활에 필요한 기반 및 편의시설이 없자 수요자들이 매입을 꺼리고 있는데다 임대수요도 부족해 잔금을 못 치른 집주인들이 입주를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은평뉴타운 1지구 주변에는 편의시설이 많이 부족하다. 단지 내 상가가 80% 가량 입주를 마쳤다고는 하지만 70% 이상이 부동산업종이고, 병원이나 약국, 대형마트 등 실생활에 꼭 필요한 시설은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대형 할인마트 등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연신내나 불광동까지 차를 타고 나가야만 한다. 

또 교통여건에도 문제가 있다. 현재 연서로(4차선)와 통일로(6차선)가 통행중이지만, 두 도로가 만나는 연신내사거리 교통은 연일 정체다. 1지구에서 구파발역으로 출입하는 도로(2차선)가 협소해 C공구 앞 버스정류장에서 구파발역까지 나오는 데만 약 20분이 소요된다.

여기에 창릉천을 경계로 은평뉴타운과 마주한 고양시 삼송지구(507만㎡, 총 1만6000가구, 2011년 완공)와 지축지구(117만㎡, 총 5900가구, 2012년까지 완공)까지 입주를 하게 되면 앞으로 교통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좌)평소에도 교통체증이 심한 은평뉴타운         (우)부동산업종이 대부분인 1지구 단지 내 상가


교육시설이 미흡한 점도 수요자들이 외면하는 이유 중 하나다. 초ㆍ중학교의 경우 개교가 9월로 예정돼 있고, 고등학교는 내년 3월께 준공이 끝나 학교시설이 확충되지 못한 상태다. 또 학원 등의 사교육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홍제동이나 불광동까지 나가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어 자녀를 둔 30~40대 주 수요층들이 입주를 꺼리고 있는 것이다. 
 
(좌) 오는 9월 개교를 앞둔 진관중학교              (우) 내년 3월 준공예정인 진관고등학교 공사 현장 

잔금 못 치른 집주인들 진땀 ‘뻘뻘’
112㎡ 최대 5000만 원 ‘하락’

이러한 기반 및 편의시설의 부족으로 인해 수요가 크게 줄자 거래도 거의 정지된 상태다. 특히 전세금으로 잔금을 충당하려던 원주민이나 투자목적의 매수자들은 자금줄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진관내동 대우공인의 최윤호 대표는 “은평뉴타운은 후분양단지로 계약 후 잔금을 마련하는 기간이 짧아 자금마련의 부담이 크다”며 “최근 전세 수요의 부족으로 거래를 못 이룬 집주인의 경우 14%의 연체이자를 내며 임차인을 기다리거나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가 끊기자 가격도 크게 떨어졌다. 청약 당시 가장 인기가 좋았던 A공구 12단지 112㎡ 매매가는 5억2000만~6억원선에 형성돼 있고, 교통여건이 다소 불편한 C공구 112㎡는 이보다 낮은 5억1000만~5억6000만원선에 가격을 이루고 있다. 이들 단지의 가격은 지난 5월 대비 최대 5000만원 가량 떨어진 상태다.

전세가격도 크게 떨어졌다. A공구 12단지 112㎡ 전세가격은 1억7000만~1억9000만원선, C공구 112㎡는 1억4000만~1억6000만원 선으로 지난 5월 대비 3000만원 정도 떨어졌다.

진광동 부자공인의 유봉화 대표는 “휴가철이라 매매 문의는 전혀 없고, 가격 부담이 적은 중소형의 전세 거래만이 종종 이뤄지고 있다”며 “입주율은 낮고, 매물이 많다는 소식을 들은 수요자들이 가격 하락을 기대하며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 은평뉴타운의 불황이 오히려 투자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평이다. 불광동 현대힐스테이트 109㎡가 5억7000만~5억8000만 원 선으로 택지지구인 은평뉴타운 내 아파트 가격과 비슷하게 형성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투자매력이 크다는 것이다.

불광동 시티공인 김경익 대표는 “주변 새 아파트와 비교할 때 뉴타운 내 아파트가 비슷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면 전매제한이 있다 해도 충분한 투자가치가 있다”며 “2~3년 후 구파발 중심상업지구와 은평뉴타운 3지구 등의 개발이 완공돼 기반 및 편의시설이 확충되면 은평뉴타운이 주변 지역 집값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은평1지구 내 실개천에 물이 흐르지 않아 입주민들이 해결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은평뉴타운 구역 위치도>

부동산뱅크 김경진 기자 <myoversun@neonet.co.kr>

 

<저작권자 ⓒ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서울파이낸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