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의 무인화로 오히려 인력난 심화"
"조선업의 무인화로 오히려 인력난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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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은 노동집약적 산업···아직은 숙련 노동자 필요"
"무인화 기술 연구 중이지만, 숙련공 대체하기엔 미흡"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 조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경남 거제시 前대우조선해양 옥포 조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조선업계가 인력난 해소를 위해 로봇 등 첨단 장비 투입을 강화하고 있지만 현직 용접공들은 무인화로 인해 오히려 고숙련 노동자 중심의 인력 수급이 더욱 어려워 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동화 기술이 저숙련 노동 인력을 대체하면서 저숙련 노동자가 경력을 쌓아 고숙련 노동자로 나아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11일 용접 종사자들에 따르면 조선업 용접 기술은 업종 특성상 넓은 제조 면적과 전 방향적 건조가 필요하다는 특수성으로 로봇을 통한 자동화 설비 적용이 어렵다. 또 선박마다 선주의 요구사항이 달라 일정한 모양을 갖지 않기 때문에 선박 하나하나의 특성을 살린 제조 방법이 요구된다. 이에 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한 표준화된 모듈 적용이 어렵다.

최근 조선업계는 인력난으로 인해 무인화, 자동화 기술 적용을 한 스마트 야드 구축에 나섰다.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업체들은 용접이나 전선 포설, 해저 구조물 청소 등 다양한 분야에 로봇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지난 11월 업계 최초 LNG 업계 최초로 LNG 운반선의 레이저 고속 용접 로봇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무인화 기술 적용으로 인해 오히려 인력난이 심한 고숙련 노동자 수급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용접 종사자 윤 모씨(32)는 "현재 용접사들이 인건비 단가 차이로 인해 조선업보다 반도체업에 종사를 선호한다"며 "자동용접기가 현재 사용되고 있지만 작은 부위만 가능하며 큰 면적의 용접이 필요한 곳은 세심한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전히 기술자가 작업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숙련노동자로 나아가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현재 노동 환경의 무인화로 노동이 대체된다면 저숙련 노동자들이 필요 기술을 쌓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조선업계는 호황으로 인해 인력 수급난을 겪고 있는데 특히 숙달된 용접공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조선업은 노동집약적인 특성상 많은 노동력이 필요해 현재 자동화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숙련노동자를 대체할 만큼의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노동계에서도 무인화의 산업 환경 변화에 있어 적절한 방향성 설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관계자는 "현재 조선 업체들의 디지털 전환 계획들을 보면 대부분 작업자가 용접을 얼마나 했는지, 작업자가 현재 어느 위치에 있는지 등 노동자의 보조적인 수준이다"며 "장기적으로 산업 환경의 변환에 있어 기계 대체가 이뤄진다면 이는 노동자의 작업 안전을 보조하는 방향으로 도입돼야 할 것"으로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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