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속기·드라이브샤프트·등속조인트 모두 휠 안에"···전기차 혁신 이끈다
"감속기·드라이브샤프트·등속조인트 모두 휠 안에"···전기차 혁신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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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휠, 부피 확 줄인 신개념 車 구동계···전기차 공간 넓어질 것"
기능 통합형 휠 구동 시스템···감속기, 드라이브샤프트, 등속조인트 포함
전동화 시대 게임 체인저 역할 이어가고자 완전히 새로운 구동계 고안
기존 성능 유지한 채 공간 활용성↑···"PBV에서 진가 발휘할 수도"
현대차·기아 선행기술원 박종술 수석연구위원이 27일 서울 중구 명동 소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유니휠 테크데이'에 참석, 기존 전기차 구동계에 변화를 불러올 '유니버설 휠 드라이브 시스템(유니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문영재 기자)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차세대 구동계 '유니휠'은 세계 전기차 시장을 뒤흔들 만한 혁신기술입니다."

현대차·기아 선행기술원 박종술 수석연구위원은 27일 서울 중구 명동 소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유니휠 테크데이'에 참석, 기존 전기차 구동계에 변화를 불러올 '유니버설 휠 드라이브 시스템(이하 유니휠)'을 세계 최초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유니휠은 전기차 주요 구동 부품을 휠 내부로 옮겨 실내 공간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기능 통합형 휠 구동 시스템"이라면서 "감속기, 드라이브샤프트, 등속조인트를 모두 휠 안에 넣고, 모터를 휠 가까이에 배치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 구동계가 차지하던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기에 새로운 실내 공간을 창출하는 것은 물론, 목적기반모빌리티(PBV)와 같은 다양한 용도에 최적화된 미래 모빌리티를 실현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시판 중인 전기차 구동계는 모터의 높은 회전수로 만든 동력을 감속기로 보내 토크를 만들고, 이를 드라이브샤프트로 보내 각 휠을 굴린다. 이때 드라이브샤프트 양쪽에 달린 등속조인트는 동력을 끊김 없이 일정한 속도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구조는 과거 내연기관차부터 오늘날 전기차에 이르기까지, 지속 유지되며 구동계의 표준으로 자리 잡아 왔다. 현대차·기아는 전동화 시대 게임 체인저로서의 역할을 이어가기 위해 표준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구동계를 고안하는데 집중, 유니휠을 제작했다.

유니휠은 중앙의 선 기어(Sun Gear)와 좌우 각 4개의 피니언 기어(Pinion Geer), 그리고 가장 바깥쪽의 링 기어(Ring Gear) 등으로 이루어진 특수한 유성 기어 구조다. 모터가 만든 동력을 선 기어로 전달해 피니언 기어들과 맞물린 링 기어를 굴리고, 링 기어가 휠을 움직이는 원리다. 상하좌우 운동은 피니언 기어들을 서로 연결, 2개의 링키지를 구성해 구현한다.

유니휠 모듈(위)과 피니언 기어 (사진=현대자동차)
휠에 장착된 유니휠 (사진=현대자동차)
휠에 장착된 유니휠 (사진=현대자동차)

감속기 역할은 기어 잇수가 적은 선 기어와 피니언 기어들이 맞물리며 상대적으로 기어 잇수가 많은 링 기어를 회전시키는 구조로 입력축과 출력축 사이의 감속비로 대체한다.

박 연구위원은 "유니휠은 소형 모터로도 큰 감속비를 내도록 설계됐다"며 "이를 통해 정교한 토크 벡터링(토크 제어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라고 밝혔다.

사용 불가했던 공간도 사용 가능해진다. 감속기, 드라이브샤프트, 등속조인트를 휠 안에 넣는 동시에 휠 사이 자리하던 모터를 소형화해 각 휠에 직결함으로써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좌우 휠 사이 확장된 공간을 트렁크나 프렁크 등 추가 적재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고, 배터리 탑재 공간으로 활용해 주행거리 향상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탑승공간도 늘어난다. 박 연구위원은 "기존 전기차 배터리는 차체 바닥에 배치돼 차고를 높여 설계하거나 이마저 불가능할 경우 배터리 부피만큼 탑승공간을 축소해야 한다"면서 "유니휠을 적용하고 그에 따라 배터리 패키징을 최적화할 수 있다면 탑승공간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고, 이런 특징은 높은 공간 활용성과 저상화 설계를 추구해야 하는 PBV에서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유니휠은 자동차를 비롯한 모든 종류의 미래 모빌리티에 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요구 조건에 따라 작게는 4인치부터 크게는 25인치 이상의 휠까지 탑재가 가능하도록 크기를 조절할 수 있어서다.

박 연구위원은 "유니휠 개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안정성, 효율성, 내구성 등을 지속 검증하고 있으며, 향후 기어비 조정과 윤활 냉각 시스템 고도화 등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유니휠과 관련된 특허 8건을 국내와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에 출원·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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