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신력 잃은 금융기관들
공신력 잃은 금융기관들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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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의 거짓말로 나라가 시끌시끌하다. 100억원을 받았느니 안 받았느니 다이너스티에 50억원이 들어가느니 안들어가느니 하며 연일 드잡이질로 정신이 없어 보인다. 결국 받은 분들이 밝히질 않으니 검찰은 만만한 기업을 두들기면서 연일 곡소리가 나고 있다.

그런데 금융시장에도 거짓말이 난무하면서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고민스럽다. 뉴브리지의 제일은행 지분 매각을 보면 사겠다고 나선 HSBC는 지분인수를 위해 제일은행과 협상 중이라고 인정한 반면 뉴브리지는 HSBC와 지분매각을 위해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얘긴데(아니면 국내외 언론들이 모두 오보를 냈거나)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럽다. 또 지난 주말 LG카드는 현금서비스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유동성 위기가 아닌 전산망 장애로 인한 일시적인 ‘사고’라며 사태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22일에도 또다시 현금서비스 중단사태가 벌어지면서 유동성 부족에 의한 서비스 중단으로 확인되면서 신뢰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하루도 안돼 들통날 거짓말을 왜 했는지 궁금하다.

게다가 금융계 일각에서 LG카드가 채권단을 압박하기 위해 일부러 현금서비스를 중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내비치면서 LG카드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가장 존경 받는 CEO중 한명으로 손꼽히는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은행 지분인수에 참여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테마섹으로 부터 한미은행 지분인수 참여를 요청 받은 적은 있지만 “내실을 다질 때인 만큼 현재로서는 지분인수에 관심 없다”고 못박았었다.

그러나, 보름 후 한 일간지와의 간담회자리에서 국내은행 지분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혀 ‘국민은행 국내은행 지분인수 관심’이라는 제목의 기사들이 줄줄이 쏟아졌다.

또 31일 간담회에서 김 행장은 ‘신불자에 대한 원금감면 절대불가’를 강조했지만 불과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이달 초부터 일반 연체자에 대한 원금탕감까지 포함한 신용불량구제책을 시행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그사이에 급작스런 상황변화로 방향전환이 불가피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공정공시제도 도입이후 국내기업의 투명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한다.

그러나 공정공시만으로 기업의 투명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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