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계, 中 전기차 전방위 압박···韓 우회 늘어날까
美 정계, 中 전기차 전방위 압박···韓 우회 늘어날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 맨친 상원의원 "IRA 보조금 우회 지급 막아야"
초당파 의원들 "관세 인상 필요···동맹국 우회 생산 우려"
中, 美 동맹국이자 FTA 체결국 韓 주목···"위탁 생산 늘 수도"
중국 항저우 공장에서 생산 중 폴스타4 (사진=폴스타)
중국 항저우 공장에서 생산 중 폴스타4 (사진=폴스타)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미국 정계가 자국 자동차 산업 성장에 위협이 되는 중국산 전기차의 미국 시장 진출을 막기 위해 전방위 압박에 나선 모습이다.

21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제정에 결정적 역할을 한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은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중국은 오랫동안 법 규정을 피해 공정 무역을 노골적으로 무시해왔다"며 중국을 비롯한 '외국우려기업'(FEOC)이 IRA 전기차 보조금을 우회해서 받지 못하도록 관련 규정을 엄격하게 제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IRA 보조금은 내수 기업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동맹국을 위한 것"이라면서 "최근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미국의 동맹국에서 조인트 벤처 등의 형태로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움직임에 극심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IRA을 입법하며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한해 세액 공제 형태로 보조금을 주기로 했다. 동시에 전기차 배터리와 핵심 광물 등에 대해서도 엄격한 세부 규정을 도입했다. 특히 2025년부터는 FEOC에서 조달한 광물을 사용하면 전기차 세액 공제 적용을 받을 수 없도록 했다. 다만 재무부는 아직 최종 세부 규정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로이터는 미국 정계의 중국산 전기차 배제 움직임과 관련해 최근 마이크 갤러거 중국전략경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민주당 간사 등도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에게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현행 관세율을 30% 이상으로 인상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미국 자동차 산업과 미국 노동자에게 미치는 피해를 방지하고, 세계 자동차 시장을 장악하려는 중국의 산업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반드시 취해야 할 조치"라며 "테슬라 등 일부 미국 완성차 업체가 중국에서 생산한 차량의 미국 수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도 수입 차량에 대한 현행 관세 수준이 불충분하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또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높은 관세를 피하고자 동맹국 등에 공장을 짓거나 우회 생산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무역 규제를 우회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아울러 중국산 전기차로부터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이 동맹국들과 협력·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중국산 전기차를 향한 미국 정계의 거센 압박에 일부 중국 완성차 업체는 한국을 우회 통로로 삼는 모양새다. 꽉 막힌 북미 수출길을 뚫기 위해 지리적으로 가깝고 미국의 동맹국이자 FTA 체결국이기도 한 한국에서 전기차를 위탁 생산, 간접 진출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지리차가 소유하고 있는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2025년 하반기부터 르노코리아자동차의 부산공장에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폴스타4를 생산해 이를 한국에 팔고, 일부는 북미에 수출할 계획이다. 이번 위탁 생산이 성사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지리차가 르노코리아 지분 34%를 가진 2대 주주여서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산 전기차 폴스타4는 한국 시장은 물론 대미 수출 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전기차는 미국에 수입될 때 30%에 가까운 높은 관세가 매겨지는데 반해 한국산은 FTA로 이를 피할 수 있다. 나아가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조달한 원료를 사용할 경우 IRA 보조금도 일부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장은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를 위한 미국 정계의 중국산 전기차 압박은 앞으로 더 거세질 전망"이라면서 "이에 미국뿐 아니라 세계 주요 선진국과 FTA를 가장 많이 체결한 한국을 교두보로 삼아 '메이드 인 코리아' 인증을 받으려는 중국 완성차 업계의 움직임은 향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탁 생산으로 인한 국내 완성차 업계 대미 수출 전략에 미칠 파장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생산될 폴스타4에는 삼원계 배터리 등 국산 부품이 대거 들어갈 예정"이라며 "중국 지리차가 소유했다 뿐이지 차 안에 들어가는 내용물은 대부분 국산이기에 미국 정계에서도 문제 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