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일임형 랩 1개월 평가-1개월새 자산규모 4천억 넘어
증권사 일임형 랩 1개월 평가-1개월새 자산규모 4천억 넘어
  • 김성호
  • 승인 2003.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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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인식 제고 일단 성공 ·시장확대 가시화

포괄주문 허용 등 공격적 제도완화는 요원

증권사 일임형 랩이 판매에 들어간 지 1개월이 지났다. 지난달 22일 삼성, LG투자, 대우, 동원, 미래에셋증권 등 5개 증권사에서 일제히 판매가 시작된 일임형 랩은 최근 한투증권이 시장에 합류하면서 모두 6개 증권사로 늘어났다.

또 대투, 제투증권 등 전환증권사와 메리츠, 동부, 우리증권 등 중소증권사들도 일임형 랩 시장진출을 적극 준비하고 있어 시장 확대가 가시화 되고 있다.

업계는 1개월 동안 일임형 랩을 판매한 결과 일단 고객몰이에 성공했다고 자평한다.
그러나 업계는 일임형 랩이 금융상품으로서 완전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정부의 제도보완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일임형 랩 판매에 앞서 투신업계와 마찰을 빗었던 포괄주문제도 허용이나 보험, 부동산 등 다양한 상품에 대한 투자를 가능토록 해줘야만 여타 금융상품과 경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고객인식 제고 일단 ‘합격’

업계간에 실적공개를 하지 않아 정확한 수치를 밝히긴 어렵지만 지난 22일 현재까지 6개 증권사에 들어온 일임형 랩 자산규모는 대략 4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물론 이 가운데는 과거 자문형 랩 계좌에서 유입된 자산도 일부 포함돼 있지만 50% 이상이 신규로 들어 온 자산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업계는 증권사들이 일임형 랩 초기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개월 사이에 4천억원 이상의 고객자산이 몰렸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주장한다. 직접투자에 익숙한 국내 투자자들이 과연 일임형 랩에 대해 투자매력을 느낄 것인가라는 불확실성과 투신업계와의 갈등에 따른 영업지연으로 시장분위기가 가라앉았던 점을 감안할 때 괄목할 만한 성과라는 것.

이에 따라 업계는 증권사들이 각 영업점에 배치된 FP를 활용해 본격적인 아웃바운드 영업에 나서고 향후 후발 증권사들이 시장에 속속 참여하게 될 경우 일임형 랩의 시장규모는 기대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산관리업무가 천수답식 영업을 전개하고 있는 국내 증권사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투자자들의 투자마인드 등을 고려할 때 아직은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우려도 팽팽했다”며 “그러나 SKG, 카드채 사태 등으로 펀드에 대한 고객의 불신이 높아졌고 저금리 기조에 따른 은행권 금융상품의 경쟁력이 저하되면서 안정적이면서 고수익이 가능한 일임형 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제도보완 여전히 요원

증권사들은 일임형 랩이 기대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정부차원에서 좀 더 공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물론 초기시장에 따른 리스크를 감안할 때 이 같은 요구가 섣부른 감이 없진 않지만 투자자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포괄주문제도 허용 및 투자상품 확대와 같은 제도보완이 요원하다는 것.

특히 포괄주문의 경우 시장에서의 일반 투자자 보호와 가입고객의 공평한 수익분배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개별주문방식으로 일임형 랩을 운용하다 보니 해당종목에 각 계좌별로 주문을 낼 수 밖에 없다”며 “이럴 경우 일반 투자자들이 판단을 흐릴 수 있어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경고 했다.

한편 업계는 현재 주식 및 채권에 한정돼 있는 일임형 랩의 투자상품도 다양화 해 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증권사들이 운용하고 있는 일임형 랩의 경우 60%이상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만큼 투신업계의 주식형 펀드와 별반 다를 게 없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의 자산관리업무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투자상품을 확대해 준다는 것도 무리는 있지만 일임형 랩이 여타 금융상품과 경쟁하기 위해선 투자상품의 다양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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