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교육청, 배움·쉼 공존 교육 환경 조성 '눈에 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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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해남동초 학교공간 혁신사업 완성 공개의 날 열어
학교공간혁신사업으로 새롭게 탄생한 전남 해남군 해남동초 옥상정원에서 학생들이 활동하고 있는 모습.(사진=전남도교육청)
학교공간혁신사업으로 새롭게 탄생한 전남 해남군 해남동초 옥상정원에서 학생들이 활동하고 있는 모습.(사진=전남도교육청)

[서울파이낸스 (무안) 최홍석 기자] 전남도교육청이 지난 3일 해남동초등학교 2023 학교 교육 변화 공개의 날을 개최했다. 

교직원과 학생들은 "종종 쓰레기가 눈에 띄던 공간에 생명이 피고, 삭막하기만 했던 마당에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리니 이곳을 지날 때마다 기분이 참 좋습니다. 공간의 변화가 주는 힘이 무엇인지 옥상정원에서 배우고 있어요"라며 소감을 밝혔다. 

학교공간혁신사업에 선정돼 공간혁신을 추진해 온 해남동초는 학교 후관 야외마당을 배움‧생태교육을 펼치는 옥상정원으로 새단장했다. 

지난 4월 계획 수립부터 직접 참여해 온 학생들은 학교 공간 중 어떤 곳을 변화시킬지 결정하고, 이를 어떻게 꾸밀지 기획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날은 머리를 맞대 그려본 옥상정원이 실현되는 과정을 선보이는 자리여서 학생들의 얼굴에 설렘과 뿌듯함이 가득했다.

해남동초 옥상정원의 이름은 교육공동체 모두가 중심이 돼 아이들을 위한 애(愛)교육을 펼쳐나가는 공간이라는 뜻을 담아 아틀리애(兒틀리愛)로 정했다. 그 의미처럼 정원 곳곳에는 학생들을 향한 애정이 녹아있다. 

복도에서 옥상정원으로 통하는 문을 열면 초록 잔디가 펼쳐진다. 그 오른편으로는 수시 공연이 가능한 야외무대가 있으며 정면으로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생각을 표현할 낙서판이 길게 들어섰다. 곳곳엔 벤치, 캠핑 의자가 놓여 있고 옆 통로로 건너가면 쪽파, 상추, 허브 등 학생들이 직접 가꾸는 작은 텃밭이 조성됐다.
옥상정원에서는 텃밭·작은 정원을 활용한 생태 교육 뿐 아니라, 놀이·학예회 공연 연습·동아리 활동, 피크닉 등 다채로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상곤 담당 교사는 "복도 창문 너머로 쓰레기를 투척하던 학생들이, 이제는 정원을 가꾸고 정돈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며 "자연 친화적인 수업 공간, 학생들의 창의력을 키우는 또 하나의 교실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 되는 교실, 다 품은 학교'를 슬로건 삼아 추진 중인 전남교육청의 학교공간혁신사업은 올해 초 16교, 중 8교, 고 7교, 특 2교 총 33교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사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일반에 공개하는 행사를 갖고 있다. 해남동초를 시작으로 신풍초, 전남외고, 순천매산고 등이 예정돼 있다.

공간혁신사업이 진행되면서 교탁을 향해 일렬종대로 늘어선 책걸상과 특징 없이 단순하기만 한 복도의 풍경은 이제 옛말이 됐음을 실감할 수 있다. 기존 학교의 획일적인 모습에서 탈피해 무한 변신을 보여주고 있다. 

고흥 포두중학교는 교실 벽을 허물고 배움과 쉼이 공존하는 미래형 교실을 선보여 공간혁신의 선례로 주목된다. 전교생 41명인 포두중은 학생 수 감소에 따라 공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교실 크기를 3분의 1로 줄이는 혁신을 시도했다. 학생 수가 많던 시절에는 교실 뒤편까지 책걸상이 빽빽했지만 학급 당 10여 명에 불과한 지금은 오히려 큰 교실이 학생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포두중은 교실 한편에 스터디룸, 마루방을 만들어 학생들이 스스로 모여 공부하고, 쉬어가는 아늑한 공간으로 변화를 줬다. 대형스크린을 설치해 창의적인 모둠 활동과 발표회가 가능하고, 통 창 너머 보이는 울창한 나무들은 작은 쉼을 선사한다. 특히 2학년과 3학년 교실 사이에 필요시 여닫을 수 있는 접이식 문을 설치해, 학년 간 합동 수업이나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한 미래 교실의 면모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학생 맞춤형 공간혁신이 이뤄지면서 본관 1층 모습도 바뀌었다. 그동안에는 교장실, 교무실이 자리했던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교실과 도서관 등 학생들을 위한 공간으로 변모한 것이다.

순천왕지초 도서관은 외부와의 연결성‧개방성을 고려해 1층에 자리 잡았다. 단순히 책을 빌리는 곳을 넘어, 독서토론‧작가와의 만남 등 다양한 독후 활동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졌다. 

곡성 삼기초는 복도를 통하지 않고, 바로 운동장으로 통하는 개방형 교실로 구성됐다. 탁 트인 유리문은 개방감이 느껴지고, 교실 뒤쪽으로는 옹기종기 모여 놀 수 있는 다락을 마련해 교실 속 아지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갤러리‧북카페‧카페테리아로 꾸며진 로비 공간, 자연과 더불어 뛰노는 운동장, 창의력을 자극하는 실내 놀이터 등 전남 학교들의 변신은 계속되고 있다. 김종훈 그린스마트미래학교추진단장은 "학교 공간혁신은 단순히 물리적인 변화를 넘어, 학생 맞춤형 미래 교육을 이끄는 새로운 힘이 될 것"이라며 "교육과정과 연결된 삶, 배움이 공존하는 전남형 미래교육 환경 조성을 위해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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