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3 자율주행 상용화 나선 BMW·벤츠···현대차그룹 언제쯤?
레벨3 자율주행 상용화 나선 BMW·벤츠···현대차그룹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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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올해 말부터 자율주행 가능한 7시리즈 양산
美 SAE 허가 받은 벤츠, 연말 자율주행 S클래스 출시
2022년 말 자율주행 도입 알린 현대차그룹, 무기한 연기
BMW 레벨3 자율주행 시연 장면 (사진=BMW)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독일, 미국 등 주요국에서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한 차량의 운행 허가를 받았다. 이에 비해 조만간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차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됐던 현대차그룹은 개발 과정에서 여러 변수가 많아 상용화 시점을 무기한 연기했다.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은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양 손을 놓고 전방을 주시하지 않으면서 다른 일을 할 수 있고, 차량이 스스로 추월하거나 장애물을 피해 운전하며, 전방 사고나 교통혼잡을 파악해 우회도로로 운전해주는 기술이다.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자율주행 모드가 해제되고 운전자에 운전을 요청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MW는 최근 독일연방자동차교통국(KBA)으로부터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을 시판 차량에 적용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BMW에서 해당 기술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니콜라이 마르틴 자율주행부문장은 "KBA 허가로 연내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한 7시리즈를 양산할 수 있게 됐다"며 "운전자는 도심 또는 근교에서 주행 중 스마트폰 확인, 메시지 읽기, 이메일 응답, 심지어 신문 정독과 같은 활동에 주의를 돌릴 수 있으며, 운전자 개입을 촉구하는 경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이같은 행위를 계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레벨3 자율주행 활성화 중 발생한 사고의 책임은 전적으로 BMW에 있기 때문에 운전자는 부담 없이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며 "제한 속도는 시속 60km이며, 무제한 고속도로 아우토반에서도 자율주행 기능을 쓸 수 있도록 제한 속도를 시속 130km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을 넘어선 레벨3+, 레벨4 자율주행 시스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며 "갑작스러운 공사 구역, 예기치 못한 비상 상황 등 구체적이고 까다로운 상황에서도 정교한 운전이 가능토록 기술을 고도화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BMW보다 2년 앞서 KBA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 허가를 받은 벤츠는 지난 1월 업계 최초로 미국자동차기술학회(SAE)의 허가도 획득했다. 벤츠는 올해 말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에서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을 옵션으로 제공하는 S클래스와 EQS를 출시하고, 내년 초부터 소비자 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다.

드라이브 파일럿이라고 명명된 벤츠의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은 스티어링 휠 10시, 2시 방향에 있는 버튼을 눌러 활성화가 가능하다. 시속 60km 이하에서 라이다, 카메라, 레이더, 초음파 센서, 디지털HD 지도 등을 통해 교통 상황을 파악한다. 예기치 못한 비상 상황 속에서는 회피 기동이나 제동 기동 등을 통해 주행을 이어가고 사고 시 책임은 벤츠가 진다. 

벤츠 레벨3 자율주행 시연 장면 (사진=메르세데스-벤츠)<br>
벤츠 레벨3 자율주행 시연 장면 (사진=메르세데스-벤츠)

마르쿠스 쉐퍼 벤츠 최고기술책임자는 "드라이브 파일럿은 SAE 허가를 받은 유일한 시스템이자 벤츠의 까다로운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 시스템"이라며 "현재 캘리포니아주, 네바다주뿐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드라이브 파일럿을 서비스할 수 있도록 연방기관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속 기술 개발을 통해 제한 속도를 시속 90과 130km로 끌어올리고, 관련 부품 고도화로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 도입 계획을 발표하며 벤츠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 상용화로 기대를 모았던 현대차그룹은 이 기술 도입 시점을 올해 초에서 지난 9월 한 차례 연기했고, 최근에는 실도로 시험에서 발생하는 기술 변수가 많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2일 송호성 기아 사장은 경기도 여주시에서 열린 '기아 EV데이'에서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 도입 시점과 관련해 "예상한 것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고, 앞으로도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운전자 안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100% 확신을 가질 때까지 실도로 시험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DP(Highway Driving Pilot)라 불리는 현대차그룹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은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 주행 시 운전자 핸즈오프를 허용하면서 앞 차와의 거리, 차로 중앙을 유지한다. 충돌 위험이 발생하면 긴급 주행하고, 기능 고장 또는 한계 상황에 부딪히면 운전자에 제어권 인수를 요청한다.

현대차그룹은 이 기술을 2023년형 제네시스 G90에 최초 적용할 예정이었지만, 출시 시점을 내년으로 미뤘다. 그 사이 관련 기술 개발을 총괄하던 임원도 회사를 떠났다. 그룹은 올해 3월 기아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을 공개하며, 다시 한 번 올해 9월 HDP 도입 계획을 알렸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그룹 관계자는 "운전 주체가 바뀌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도입 전까지 안전성·편의성 확보에 역량을 기울여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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