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백만장 돌파' PLCC 경쟁 뜨거워진다···카드사 새 먹거리 '급부상'
'7백만장 돌파' PLCC 경쟁 뜨거워진다···카드사 새 먹거리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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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7월 기준 733만8677장···1년 새 112만7855장↑
비용절감·충성고객 확보 앞세워 협력모델로 각광
과열 경쟁 탓에 휴면카드 증가 등 부작용도 속출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최근 카드업권 내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출시 경쟁이 뜨겁다. 

조달비용 상승 여파 등에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본업 경쟁력이 다시 화두에 떠올랐기 때문인데, PLCC는 비용과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충성도 높은 고객 확보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먹을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다만 과열경쟁 속에서 휴면카드 급증 등의 부작용은 카드업계가 넘어야 할 산이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7월까지 발급된 PLCC는 총 733만8677장으로 1년새 18.2%(112만7855장)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PLCC란 특정 제휴기업을 전면에 내세운 상품이다. 카드사와 기업이 1:1 파트너십을 맺고 상품 기획 단계부터 공동으로 진행, 해당 기업에 특화된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일반 제휴카드와 차이를 보인다.

특히 비용과 수익을 제휴 기업과 분담하는 만큼 카드사 입장에선 리스크를 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의 브랜드 파워와 충성도 높은 고객을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PLCC 발급에 공을 들이는 것은 악화된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카드사들은 지난 2012년부터 3년마다 적격비용(수수료 원가) 재산정 탓에 가맹점으로부터 받은 카드 수수료율이 크게 인하되면서, 본업 경쟁력이 크게 악화됐다. 카드사들은 그동안 이를 만회하기 위해 카드론 등 대출업무에 방점을 뒀다.

문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를 맞아 조달비용이 크게 상승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1월 3일 2.42%였던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지난 5일 기준 4.829%로, 두배 이상 급등했다.

특히 고금리 여파에 연체율마저 치솟으면서 7개 카드사의 대손비용이 일년새 5262억원이나 급증, 상반기 총비용이 1년새 1조7869억원 가량 늘어났다. 비용 상승은 카드사 실적 악화로 이어져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2.8% 쪼그라든 1조4168억원을 기록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카드업계 역시 본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PLCC는 포화된 시장과 높은 비용 문제를 해결하며 시장 점유율을 넓힐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가장 발 빠르게 나선 곳은 현대카드. 현대카드는 지난 2015년 국내 최초 PLCC인 '이마트e카드'를 시작으로 현대차, 기아, 코스트코, 대한항공,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네이버 등 업종별 선두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PLCC를 선제적으로 출시해왔다.

지난 7월 말 기준 현대카드의 PLCC 발급장수는 575만3975장으로, 전체 PLCC의 78.41%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상위 10개 상품 중 9개가 현대카드의 상품일 만큼, PLCC 시장내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현대카드는 상반기 부진한 업황에도 사실상 유일한 실적개선(1572억원, 전년比 1%↑)을 기록했다.

다른 카드사 역시 PLCC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신한카드는 CJ올리브네트웍스, 삼성카드는 GS리테일, KB국민카드는 쿠팡과 손잡고 PLCC를 출시하는 등 업권내 PLCC 출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7월 말까지 출시된 PLCC는 총 134종으로 1년새 21.8%(24종)나 늘어난 상태다.

다만 포화된 시장 상황 속 PLCC 경쟁이 과열되면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휴면카드 급증이 이런 부작용에서 비롯됐다는 게 관련 업계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8개 전업카드사의 휴면카드는 1291만1000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9%(205만6000장)나 증가했다.

특정 기업에 혜택이 집중된 PLCC의 출시가 늘어나면서 일반 신용카드 사용이 줄어든 데다, 더 나은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으로 빠르게 갈아타는 것이 보편화돼, 1년 이상 사용실적이 없는 휴면카드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발급장수 대비 실제 점유율이나 이용액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 카드사 관계자는 "리스크와 모집비용을 줄일 수 있는데다, 충성고객을 새롭게 유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PLCC에 대한 업계 관심도가 높아진 것 같다"며 "휴면카드 등의 문제도 인지하고 있지만, PLCC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절감된 비용을 고객 혜택으로 치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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