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금리 공포에 '검은 수요일'····주가 폭락·환율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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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 2~4%대 '뚝'···外人·기관 매도
원·달러 환율 1363.5원···1년여 만에 '최고치'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신민호 기자] 미국 발(發) 악재가 국내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코스피가 2%대, 코스닥이 4%대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1363.5원을 기록하며 약 1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미국의 통화 긴축 장기화 우려에 투자심리가 한껏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4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59.38p(2.41%) 내린 2405.69에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29.29p(1.19%) 하락한 2435.78에 출발한 이후 하락폭을 확대했다. 코스피가 2400선으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 3월 27일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발 국채금리 상승, 달러 강세 부담과 더불어 미국의 정치 불확실성 확대 등이 우려로 작용하면서 양대 지수가 모두 급락했다"며 "원·달러 환율이 장중 10원 이상 급등하면서 1360원을 상회하며, 외국인 매물 출회도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인사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으로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한 영향을 받았다. 다른 주요 아시아국들 증시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오후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1.82%, 홍콩 항셍지수는 1.09% 하락한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다. 

투자자주체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045억원, 4693억 원어치 팔아치웠다. 개인은 홀로 8349억 원어치 사들였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모두 매도 우위를 보이며 총 만3633억8800만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대부분 하락했다. 전기전자(-2.15%), 철강금속(-4.09%), 화학(-3.42%), 음식료업(-1.87%), 운수창고(-3.01%), 서비스업(-3.82%), 기계(-3.24%), 의약품(-0.13%), 종이목재(-2.53%) 등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대부분 하락했다. 삼성전자(-1.32%), LG에너지솔루션(-4.30%), POSCO홀딩스(-4.49%), LG화학(-2.11%), 삼성SDI(-5.37%), 현대모비스(-3.12%), 셀트리온(-2.37%), KB금융(-1.08%) 등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33.62p(4.00%) 하락한 807.40에 마감했다. 전장보다 8.72p(1.04%) 내린 832.30에 출발한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4%대 급락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주는 HLB(0.50%), HPSP(4.48%)을 제외하고 모두 급락했다. 에코프로비엠(-7.11%), 에코프로(-8.55%), 셀트리온헬스케어(-3.17%), 알테오젠(-4.11%), 에스엠(-5.69%), 셀트리온제약(-2.99%) 등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환율은 견조한 고용지표와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급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14.2원 오른 달러당 1363.5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0일(1377.5원) 이후 약 1년여 만에 최고치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8월 미국 구인건수가 960만건으로, 시장 예상치(880만건)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 5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던 구인건수가 크게 반등했다.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도 한국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2일(현지시간)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연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상해야 한다”며 “한동안 높은 수준의 금리가 유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나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등 다수의 연준 위원들도 추가 금리인상이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같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기조에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4.661%대에서 현재 4.866%까지 급등한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 역시 전일 5.083%선에서 현재 5.174%로 상승한다. 이같은 국채금리 상승세에 달러인덱스도 전일 107선을 돌파하는 강세를 보였다. 직후 위안화와 엔화는 달러당 7.3위안, 150엔을 돌파하는 약세를 보였다. 또한 위안화 등과 연동성이 강한데다 위험통화로 함께 분류되는 원화 가치 역시 함께 끌어내려진 것으로 분석된다.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은 "연휴기간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가 함께 올랐다. 이에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악화됐고, 아시아 통화 메리트가 함께 하락했다"며 "연준이 쥐고 있는 힘이 여전히 크다. 물가·고용지표 등이 안정화되기 전까지 원화가치 반등은 어렵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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