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외환銀 인수"…주가부양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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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뱅크 + 지주사전환 가능성 '일석이조'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있는 국민은행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비율 상한선을 15%로 못박으면서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자 지주사 전환 연기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주사 전환 연기는 국민은행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점에서 아직까지는 성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이 '주가부양용 카드'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6만원대까지 상승 가능"
최근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물밑 작업에 착수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나오자 국민은행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주식공개매수 추진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달 말로 HSBC와 론스타 간 매매계약이 일단락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매매계약을 3개월 연장한 바 있는 양측이 계약을 재차 연기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매매계약의 열쇠를 쥐고 있는 금융당국이 여전히 '법적 불확실성 해소'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양측의 계약이 파기되면 곧바로 외환은행 인수전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에게 있어 외환은행 인수는 국내 '리딩뱅크'로서의 입지를 다져주는 것은 물론, 지주사 전환 가능성을 높여주는 강력한 카드이기 때문이다.
한화증권 박정현 애널리스트는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는 지주사 전환과 별도로 진행되는 사안이지만 주가상승에 강력한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인 6만3293원까지 상승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주식매수권 행사비율을 기존 30% 가량에서 15%로 낮춘 것은 지주사 전환에 따른 비용부담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비율을 기존 30% 가량으로 적용할 경우 최대 7조원 이상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며 15%로 낮추더라도 3조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만으로 주가를 띄울 수 있다면 국민은행으로선 '자산증대'와 '비용절감'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특히 외환은행 인수에 필요한 자금이 4~5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소요될 자금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실현 가능성은?
현재로선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을 논할 단계가 아니라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론스타와 HSBC의 매매계약이 여전히 유효한 데다 HSBC 측이 외환은행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한국 정부에 HSBC의 외환은행 인수를 촉구하는 서신을 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당국으로선 부담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브라운 총리는 이번 HSBC의 외환은행 인수건은 동북아 금융허브와 글로벌 개방경제를 지향하는 한국이 외자에 어떠한 시각을 갖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론스타 역시 HSBC와의 계약성사에 무게를 두고 있다.
존 그레이켄 회장은 지난 17일 "외환은행 매매계약은 HSBC와의 단독계약이며 다른 어떤 기관과도 논의한 바 없다"며 국민은행의 공개매수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레이켄 회장은 다만 이달 말 양측의 계약 파기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대다수 전문가들도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9월로 예정된 지주사 전환 추진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로 해석하고 있다.
외환은행 매매계약이 파기되더라도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대주주적격성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기대만큼 주가가 상승하지 않고 대주주적격성심사마저 지연될 경우 자사주매입 등의 방법을 통해 주가를 부양해야 한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경우 지주사 전환이 6개월 가량 연기될 수밖에 없다.
미래에셋증권 이창욱 애널리스트는 "9월로 예정된 지주사 전환이 연기될 경우 국민은행은 내년 초에 재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은행으로선 지주사 전환이 '발등에 불'이기 때문에 외환은행 인수추진을 통한 주가부양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아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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