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합작공장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위반 조사 벌여와
中 배터리 제조사들 美 진출 길 막히면 韓 배터리 반사이익 커질듯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포드가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CATL과 손잡고 미국 미시간주에 세우기로 한 35억달러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립 사업을 전격 중단했다. 미국 정부의 중국산 배터리 사용 금지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포드는 "미시간주 마셜에 건립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경쟁력 있게 운영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공장 건설을 중단한다"며 "다만 이는 해당 사업 투자에 관한 최종 결정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포드는 앞서 지난 2월 CATL과 손잡고 35억달러(약 4조7000억원)를 투자해 미시간주 마셜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세운다고 발표했다. 당시 포드는 해당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통해 2500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2026년부터 값 싸고 빠른 충전이 가능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중국 기술과 자본을 투입해 미국 내 배터리 합작 공장을 세우는 것을 두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지속돼왔다. 특히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와 미중전략경쟁특위는 포드와 CATL의 합작 공장 건립 사업과 관련해 조사를 벌여왔다.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 때문이다.
IRA는 최종 조립을 북미에서 하고, 배터리 부품과 핵심 광물 원산지 요건을 충족한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하는데, 배터리의 경우 올해부터 전체 부품 가치의 50% 이상을 북미에서 제조해야 한다. 포드는 마셜 공장에서 만들어질 전기차 배터리가 IRA를 위반하는지 조사를 벌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은 미 IRA 규정을 회피, 미국 자동차 제조사 등 현지 기업과 합작해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우회 공급을 타진해왔으나, 미 정부의 강력한 대중국 압박에 현지 합작 공장 설립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은 세계 배터리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최근 중국 내 배터리 생산 과잉이 나타나면서 이들은 해외 판매처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막히면 상대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한국 배터리 기업에 반사 이익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그레첸 위트머 미시간주 주지사는 "포드의 이번 결정은 일시 중단에 해당한다"며 "미시간주 주민을 위해 포드가 다시 공장을 건설할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