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지주사 전환 이후에는?
국민銀, 지주사 전환 이후에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가 급락으로 연기 가능성 '솔솔'…시너지 효과 의문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오는 9월 지주사 전환을 계획하고 있는 국민은행이 주가급락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주가가 연일 급락세를 타면서 주식매수청구권에 대한 비용 부담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주가 급락세가 계속될 경우 국민은행의 지주사 전환 연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청구권 비용 '눈덩이'
15일 국민은행 주가는 5만750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국민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반대하는 주주들에게 제시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6만3293원보다 6천원 가까이 낮다.
만약 이달 28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출석 주주의 2/3 이상, 발행 주식의 1/3 이상이 주식교환에 찬성하지 않을 경우 국민은행으로선 지주사 전환이 불가능해 진다.
설령 지주사 전환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청구권으로 국민은행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7~8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주총까지 주가가 더 떨어질 경우 국민은행의 비용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이 때문에 국민은행은 자사주 매입과 청구가격 조정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자사주 매입은 단기적 효과에 그칠 공산이 높다. 또 다른 방법인 청구가격 조정에 나설 경우, 금융위의 승인 가능성도 낮을 뿐더러 금융사로서의 신뢰도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최악의 경우 주주들과 법정분쟁도 감수해야 한다.
국민은행으로선 주가반등에 기인한 비용절감이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증시사정이 녹록치 않은 게 현실이다. 
특히 국내 금융시장 불안에 이어 최근 미국의 신용경색 재발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은행주에 비관적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는 점은 국민은행으로선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날 미래에셋 이창욱 애널리스트는 '미국 금융주 급락, 향후 전망과 국내 은행주에 미칠 영향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미국 주택가격의 추가적 하락 및 이로 인한 금융권의 모기지 부실상각이 지속될 전망이 높아 장기적으로 상당수 중소형 은행들의 도산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이같은 심리적 동조현상과 함께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관계로 국내 은행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다만 "미국과 달리 국내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또는 신용카드를 포함한 가계 신용대출의 건전성은 안정적인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전환 이후가 더 문제
대다수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국민은행의 지주사 전환이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 실패에 따른 후폭풍을 감안할 경우 국민은행 경영진으로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KB지주 회장에 외부인사인 황영기 씨가 내정됐다는 점도 지주사 전환 시나리오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라는 평가다.
문제는 지주사 전환 이후이다.
국민은행의 지주사 전환 이후의 모델인 KB금융지주의 경우, 전체 자산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95%에 육박한다.
이미 지주사로 전환해 안정적인 비은행 수익원을 창출하고 있는 신한지주 등에 비해 수익구조에서 열세의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
자산규모만 하더라도 우리금융, 신한지주에 이어 업계 3위로 주저앉게 된다.
특히 지주사 전환과 함께 은행에서 KB카드가 분사될 경우 은행권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국민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은행권 최하위 수준인 2% 초반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도 KB지주가 해결해야 할 쉽지 않은 과제다.
전문가들은 최근 발표된 '금융규제개혁안' 역시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국내 빅4 은행 가운데 국민은행에 가장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NH증권 김은갑 애널리스트는 "국민은행의 경우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더라도 은행 외에는 눈에 띄는 자회사가 없다"며 "KB투자증권의 경우 타 금융지주의 증권자회사보다 작을 뿐 아니라 CMA 잔고도 없어 CMA카드와 제휴된 신용카드 발급시 기존 은행 결제계좌를 뺏기는 입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캐피탈 자회사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은행 지점을 통한 캐피탈 자회사 대출상품 판매' 규제 완화도 적용될 수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결국 업종 내 시장점유율 11.7%인 KB카드를 제외하곤 지주사로서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여타 금융사에 비해 지주사 전환도 늦은 데다 안팎의 금융환경도 불안해 국민은행으로선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KB지주에 대한 냉혹한 평가는 주가부양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서울파이낸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