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반도체 자체 개발에 집중하는 현대차그룹,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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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V 전환 위한 ccOS 고도화 필수 요소···운전자 주행 보조도 '강화'
국내외 반도체 스타트업 투자 통해 고성능 반도체 내재화 노력
기아 SDV EV9 실내 (사진=기아)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사의 운전자 주행 보조(자율주행)과 전동화 개발 경쟁 심화에 따라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미래 자동차 판도를 바꿀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이른바 SDV(Software Defined Vehicle)가 미래차 시장을 좌우할 핵심 키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SDV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차량용 반도체로, 각 자동차 제조사들은 고성능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모든 차량의 SDV 전환을 위해 독자적 커넥티드카 운영체제(ccOS, connected car Operating System)를 개발하고, 이를 고도화하기 위해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외 반도체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하는가 하면 세계적 반도체 업체를 찾아 향후 반도체 수급에 대해 논의하는 등 ccOS 고도화에 필수적인 고성능 반도체 내재화에 집중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운전자 주행 보조는 물론 안전·편의장비 등 SDV에 들어간 기술들을 제어하고 개선하기 위해 ccOS 고도화를 위한 자체 반도체 개발을 진행 중이다. 

그룹은 특히 SDV 경쟁력으로 손꼽히는 운전자 주행 보조(자율주행)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ccOS 컴퓨팅 파워 향상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 개발을 위해 지난 3일 캐나다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에 5000만 달러(약 642억원)를 투자했다. 또 작년 8월과 올해 6월 국내 반도체 스타트업 보스반도체에 두 차례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7월 정의선 회장이 직접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사인 인텔의 아일랜드 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생산 공정을 둘러보고, 향후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대해 논의하는 등 운전자 주행 보조 기술 강화를 구현할 고성능 반도체 내재화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고성능 반도체 내재화는 차량에 부착된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 여러 센서를 통한 데이터 수집·처리 능력을 높여 ccOS 컴퓨팅 파워를 극대화하고, 정교한 운전자 주행 보조 기술 구현을 위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그룹 관계자는 "운전자 주행 보조 기술을 강화하고자 고성능 반도체를 적용한 ccOS 기반 3세대 통합 제어기를 개발하고 있다"며 "이는 현재 양산에 적용 중인 2세대 통합 제어기보다 빠른 연산과 제어를 가능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세대 통합 제어기는 방열과 소음 개선, 비용 효율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며, 레벨3 수준 운전자 주행 보조 기술의 양산 적용과 함께 레벨4와 5 운전자 주행 보조 기술까지 적기에 양산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될 것"이라고 전했다.

기아 SDV EV9 운전자 주행 보조 기술 구현 모습 (사진=기아)

안드로이드·윈도CE 등 여러 차량용 OS 플랫폼을 사용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작했던 현대차그룹은 플랫폼별로 제각각인 업데이트 방식을 하나로 통합하고자, 2016년 ccOS 개발을 공식화했다. 2019년 1세대 통합 제어기에 해당하는 ccOS 기반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간편결제 등을 탑재한 고급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어 2021년 개선을 마친 ccOS 기반 2세대 통합 제어기를 제네시스 전기차 GV60에 처음 탑재했다.

그룹은 선행 개발 중인 3세대 통합 제어기를 통해 2025년 승용 SDV 플랫폼 'eM'과 상용 SDV 플랫폼 'eS'를 적용한 차량을 출시할 계획이다. eM은 모든 승용 차급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으로 레벨3 이상의 운전자 주행 보조 기술 적용을 목표로 한다. eS는 스케이트 보드 형태의 유연한 구조로 개발돼 배달·배송과 차량 호출 등 기업 간 거래 수요에 대응하는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그룹은 SDV 전환 가속화를 위해 최근 조직 개편도 단했했다. 기존 완성차 개발 중심의 중앙 집중 형태에서 벗어나 스타트업 같은 유연한 개발 환경으로 전환하기 위한 개편이었다. 연구개발 부문을 총괄하는 최고기술경영자(CTO, Chief Technology Officer) 산하에 △TVD(Total Vehicle Development)본부 △차량소프트웨어담당 △META(Mobility Engineering & Tech Acceleration)담당 △독립형개발조직(배터리, 로보틱스, 수소연료전지, 상용)·디자인센터 등을 뒀다.

이 중 차량 소프트웨어 담당은 SDV 전환을 책임지는 부서로 자율주행사업부, 차량제어개발센터, 디지털엔지니어링센터를 산하에 두며 SW 개발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직이다. 이 부서는 앞으로 현대차·기아에 적용할 전자 아키텍처, 통합제어전략 등을 연구·실행할 예정이다. 특히 본사 SDV 본부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포티투닷과 긴밀한 협조 체계를 갖춰 그룹 SDV 전략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그룹은 관계자는 "SW 담당 조직이 차량소프트웨어담당 아래 하나로 모이게 되면서, 관련 조직 간 유기적 협력 개발뿐 아니라 인적, 물적 자원이 집중되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최신 ccOS (사진=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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