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상승 원인 '철근'···"비싸다고 외면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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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비·운송비·인건비·시간 등 소요···업계 "4구조 체제 안전시스템 작동해야"
2일 오후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 모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구조물이 파손돼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달 29일 지하 주차장 1∼2층의 지붕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지하 주차장 1∼2층의 지붕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지난 4월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일어난 이후 철근 누락의 부실공사 사례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건축에 있어 철근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확인되고 있다.

철근은 콘크리트와 온도에 대한 열팽창 계수가 거의 같아 콘크리트의 단점을 보강하는 자재로 사용된다. 콘크리트는 건축 시 아래로 누르는 힘인 압축력에 강하다. 휘어지는 힘인 인장력은 철근이 보완해 취약 부분을 보강한다.

3일 행정안전부의 e-나라지표에 따르면 철근 가격은 1톤당 2018년에서 2020년도까지 800달러 미만의 가격을 유지했다. 2020년 상반기 1톤당 670달러였던 가격은 2021년 상반기 919달러로 급상승했다. 코로나19 이후 격리조치로 해운 운송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후 2021년 하반기부터는 1000달러를 상회했다. 이 기간에 시공된 아파트의 경우 시공단가가 급격히 높아졌다.

철근가격 표 (표=e-나라지표)

철근 하나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자재비만 필요되는 것이 아니다. 철근 사용을 위해서는 가공 과정이 필요하다. 철근을 필요한 길이에 맞춰 절단기로 잘라, 철근과 철근을 철사와 같은 결속선으로 연결해야 된다. 전부 사람이 직접 해야 되기에 인건비도 필요하다. 그래서 자재비와 운송비, 인건비, 공기(공사기간)가 모두 요구된다. 공기가 늘어날수록 보이지 않는 부분부터 조치를 취하기 시작한다. 특히 철근은 콘크리트에 가려 보이지 않아 시공비를 아끼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지하주차장이 무너진 검단의 아파트의 경우 아파트 내부와 지하주차장은 다른 구조로 시공됐다. 아파트 내부는 벽식 구조로 기둥 없이 내력벽이 천장을 받치는 구조를 채택했다. 지하주차장은 주차 칸을 만들기 위해 벽 없이 없는 무량판 구조를 채택했다. 무량판 구조는 구조상 보나 벽 없이 기둥으로 설계된다. 하중이 기둥에 집중돼 충격에 더 취약하다. 이 구조에서는 철근의 중요성이 더 부각된다.

건축 전문가는 철근 누락의 이유로 설계 미숙, 시공사의 관례, 노동자의 미숙, 감리의 미검측 등 다양한 가능성을 지적했다. 설계자의 미숙으로 철근 개수가 부족하게 설계할 수 있다. 시공사는 비용, 번거로움 등으로 미시공할 수 있다. 노동자는 상층부 벽식구조와 무량판 구조의 차이를 착각해 잘못 시공할 수 있다. 노동자들 내부에서도 다양한 언어를 사용해 지시사항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출신 감리일 경우 전관예우 등의 이유로 미확인할 수 있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안전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설계 전문가-도면 확인-건설사-감리' 4구조 체제의 안전시스템이 온전히 작동한다면 안전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있다"며 "LH회사 출신에 대한 불이익을 제공하기보다 순기능을 잘 활용할 방안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설사 관계자 A 씨는 감리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번 LH 부실공사 사태는 감리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서 일어났다"며 "감리가 검측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원스트라이 아웃'제로 한 번의 비리만으로 퇴출시켜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된다"고 감리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어 "특히 LH의 경우 철근은 관급자재(정부가 직접 공급하는 자재)에 속한다"며 "이 자재들이 어디로 흘러가고 어떻게 반출됐는지 확인하면 비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재 유출 확인의 필요성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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