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强달러 시대 저무나···달러 가치 15개월 만에 최저
[초점] 强달러 시대 저무나···달러 가치 15개월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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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인덱스, 지난 13일 99.62대 하락···달러 하락세 지속
물가상승세 둔화 영향···긴축경계감 완화에 추가 약세 유력
신중론도 제기···"약세 얕을 것" VS "강세 전환 가능성 충분"
미국 달러화 (사진=픽사베이)
미국 달러화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미 달러 가치가 15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을 종료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향후 달러 기세를 더욱 꺾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국내 금융 전문가들은 달러 저점이 과거처럼 낮아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오히려 '킹달러 시대' 종말을 논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21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달 13일 기준 달러인덱스(DXY)가 99.62선까지 떨어졌다. 이는 전일(12일) 고점(101.5) 대비 1.97%나 감소한 수치다. 달러인덱스가 100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약 15개월 만이다.

달러인덱스란 유로·엔·파운드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낸 지표다. 지난 1973년 3월을 기준(100)으로 삼고 있으며,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 이사회(FRB)에서 작성·발표한다.

앞서 달러인덱스는 지난 2002년부터 2021년까지 일부 시간을 제외하면 대체로 100선을 하회했다. 실제로 2009년 당시엔 70.9선까지 떨어지는 등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2021년 5월을 기점으로 반등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26일엔 114선을 돌파했다. 이는 미 닷컴버블사태 당시인 2002년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다.

다만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달러인덱스는 하락세로 전환, 올해 들어 100 초반선에서 제한적인 등락폭을 보였다.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이달 초 103선에서 현재 99.76선까지 3.2%가량 떨어진 상태다.

이처럼 달러가 약세로 돌아선 것은 둔화된 물가상승률 때문이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근원 CPI 상승률이 3%, 4.8%씩 상승하며 시장 전망치(3.1%, 5%)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지난해 고점(9.1%, 6.6%) 대비 6.1%포인트(p), 1.8%p씩 하락한 수준이다.

나아가 CPI의 선행지표로 해석되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도 0.1%로 전월 대비 1%p나 줄었고, 6월 수입물가도 0.2% 하락하는 등 인플레이션 안정화 신호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연준의 긴축기조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연준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정책금리를 빠르게 올렸다.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시장 참여자 63.9%가 연말 기준 최종금리 수준을 5.25~5.5%로 전망하고 있다. 이달 연준이 한 차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을 밟은 뒤 금리인상 사이클을 종료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는 것.

주목할 점은 달러 약세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스티븐 배로우(Steven Barrow) 스탠다드뱅크 G10 전략 책임자는 "달러가 다년간 하락 추세에 진입할 것이란 관측은 연준의 긴축 주기가 완화로 바뀔 것이라는 사실에 근거한다"며 "다른 중앙은행들 역시 달러를 끌어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사이먼 화이트(Simon White) 블룸버그 매크로 전략가는 "실질 수익률 곡선이 평탄화됨에 따라 달러가 하락 추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으며, 피터 바살로(Peter Vassallo) BNP파리바 펀드매니저는 "달러가 향후 몇 달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주요국 통화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글로벌 IB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유로·달러 환율이 현재 1.12달러선에서 내년까지 1.15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고, 엔화는 달러당 139엔에서 125엔선까지 절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BNP파리바는 뉴질랜드 달러, 호주 달러, 노르웨이 크로네가 달러 대비 절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국내 금융관계자들은 달러의 약세가 이어지되, 약세 폭이 얕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히려 일각에선 달러의 강세 전환을 전망하는 등 견조한 달러 가치가 중장기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달러 가치는 올랐다 내려가는 양상을 보일 것이나, 중장기적으론 약세가 예상된다. 다만 과거처럼 약세폭이 크진 않을 것"이라며 "과거에 비해 불확실성이 커 통화정책에 제약이 있다. 급격한 달러 약세가 나타날 수준까지 금리를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순환적 관점에서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추후 강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 경기지표가 예상을 하회한 가운데, 미국의 주요 경기 지표는 견조하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달러 가치를 지지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통화정책 측면에서도 유럽, 영국 등 주요국 모두 물가 고점을 확인했다"며 "연준이 이달 인상 후 동결한다고 해도, 다른 주요국들의 긴축 여력이 많진 않다.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기엔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통상 경기하강 국면에 인플레이션 둔화징후가 확인되면서, 연준의 피봇 기대감이 커질 때 달러 약세가 확인된다"며 "하반기 전망을 보면 달러 약세가 유력하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등을 볼 때 약세폭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달러 약세가 컸던 과거 10년을 돌이켜보면 미국은 비관적 경제전망에도 타 지역보다 양호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반면 현재 미 경제지표는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며 "과거 달러인덱스는 70선까지 떨어지는 약세를 보였지만, 향후 중기적으로 볼 때 90 초반선까지 떨어지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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