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율 태양전지로 주행거리 20km 더 늘린다"···현대차의 나노 미래차
"고효율 태양전지로 주행거리 20km 더 늘린다"···현대차의 나노 미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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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중구 소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나노 테크데이 2023 개최
고효율 태양전지로 전기 자체 생산, 나노 소재 페로브스카이트 활용
손상 부위 차 스스로 치유하는 '셀프 힐링 고분자 코팅' 등 나노기술 공개
이병홍 현대차기아 기초소재연구센터 PL (사진=문영재 기자)
이병홍 현대차·기아 기초소재연구센터 PL (사진=문영재 기자)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차세대 전기차는 차량 곳곳에 설치된 고효율 태양전지로 전기를 자체 생산할 겁니다." 

이병홍 현대차·기아 기초소재연구센터 프로페셔널 리더(PL)는 20일 서울 중구 소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나노 테크데이 2023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PL은 "전기차 시장에서는 주행 거리 확대와 충전 시간 단축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면서 "현대차·기아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나노 소재 기반 고효율 태양전지를 활용한 에너지 생성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를 통해 기술혁신 근간에는 소재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앞으로도 산업 변화에 따른 우수한 첨단 소재 기술을 선행적으로 개발해 미래 모빌리티에 적극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기아가 이날 공개한 고효율 태양전기는 전기적, 광학적 특성을 지닌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소재를 활용한 태양전지다.

나노 소재 중 하나인 페로브스카이트는 빛을 전기로 바꾸는 광전 효율이 높아 태양전지로 제작했을 때 발전 효율이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 대비 30% 이상 높다. 현대차·기아는 페로브스카이트 특성을 극대화, 광흡수층 두께 조절을 통한 태양광 발전과 물리적 투명 상태 구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현대차·기아는 페로브스카이트를 활용한 고효율 태양전지 활용성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 지붕 위에만 한정적으로 적용할 수 있었던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와 달리 고효율 태양전지는 보닛과 차량 모든 유리에 적용할 수 있어 전기차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현재 태양광 발전으로 일 평균 20km 이상의 추가 주행 거리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 주행 거리는 기술 개발에 따라 늘어날 전망이다. 

이 PL은 "태양광을 받는 면적이 큰 전동 상용차에 고효율 태양전지를 적용할 경우 전력 생산 측면에서 더 큰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며 "차체 대부분을 발전 시스템으로 활용하면 탄소중립 모빌리티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효율 태양전기 셀과 모듈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기아는 이날 △손상 부위를 차 스스로 반영구적으로 치유하는 '셀프 힐링 고분자 코팅' △나노 캡슐로 부품 마모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오일 캡슐 고분자 코팅' △센서 없이 압력만으로 사용자의 생체 신호를 파악하는 '압력 감응형 소재' △차량 내부 온도 상승을 획기적으로 저감하는 '투명 복사 냉각 필름'도 선보였다.

셀프 힐링 고분자 코팅은 차량 외관이나 부품에 손상이 났을 때 스스로 손상 부위를 치유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분열된 고분자가 화학적 반응에 의해 원래 상태로 돌아가려는 성질을 활용한다.

현대차·기아는 셀프 힐링 고분자 코팅을 운전자 주행 보조 기능 핵심 부품인 카메라 렌즈와 라이다 센서 표면 등에 우선 적용할 예정이다. 주행 안전에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향후에는 차량 도장면이나 외장 부품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오일 캡슐 고분자 코팅은 셀프 힐링 연구 과정에서 개발한 파생 기술이다. 이 기술은 부품에 저마찰과 내마모성을 부여한다. 나노 캡슐이 포함된 고분자 코팅을 부품 표면에 도포해 마찰 발생 시 코팅층 오일 캡슐이 터지면서 그 안에 들어있던 윤활유가 흘러나와 윤활막을 형성하는 원리다. 오일 캡슐 고분자 코팅은 발열과 마찰이 큰 차량의 핵심 동력 전달 부품에 적용하며 내구성을 높일 수 있다. 전기차 전기모터와 감속기어에 적용하면 회전량 손실을 줄여 전력손실을 줄이고, 부품 수명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술은 이르면 올해 상용화할 예정이다.  

압력 감응형 소재는 별도 센서 없이 소재에 가해지는 압력을 전기 신호 형태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차량의 발열 시트 폼 내부에 적용하면 탑승자 체형 부위만 정확하게 발열한다. 필요하지 않는 부위의 발열을 억제함으로써 전력소비를 줄이고, 전기차 추가 주행 거리를 늘릴 수 있다.

소재 개발에는 탄소나노튜브(CNT, Carbon Nano Tube)를 활용했다. CNT는 수 나노에서 수십 나노미터 지름을 가진 탄소 집합체로, 튜브 모양 구조를 갖추고 있어 가볍고 튼튼하다. 또 전기 전도도 및 열 전도도가 뛰어나다는 특징이 있다.

투명 복사 냉각 필름은 차량 유리에 부착해 더운 날씨에도 별도의 에너지 소비 없이 차량 내부 온도 상승을 낮추는 친환경 기술이다. 다층 필름 구조로 이뤄진 이 소재는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자외선, 가시광선, 근적외선과 같은 열을 차단하고 효과적인 복사 냉각을 위해 원적외선대 열을 방사한다.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복사 냉각 필름을 부착한 차량은 기존 틴팅 필름 적용 차량보다 최대 7℃ 가량 실내 온도가 낮아진다. 여름철 차량 탑승 직후 에어컨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차량 운행 주기 탄소배출량이 최대 0.8% 낮아질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홍승현 현대차·기아 기초소재연구센터장 상무는 "오늘 공개된 나노 기반 기술들은 모빌리티 산업 변화를 선도할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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