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發 채권매도 폭탄에 여전채 금리 '들썩'···카드사 전전긍긍
새마을금고發 채권매도 폭탄에 여전채 금리 '들썩'···카드사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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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3.804%까지 하락했던 여전채 금리 4.5% 육박
금리 오름세, 만기도래 채권 늘며 수익성 악화 '불가피'
"여전사 위주로 투자심리 위축···추가 상승 여지 제한적"
서울 시내 한 새마을금고 지점에 예금을 안전하게 보호하겠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새마을금고 지점에 예금을 안전하게 보호하겠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새마을금고 사태 여파가 카드사로 미치고 있다. 새마을금고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채권을 대규모 매도한 결과, 여전채 금리가 4.5%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에 또 한번의 시련이 닥쳤다는 평가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 기준 여전채 AA+ 3년물 금리가 4.468%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1월 20일(4.522%) 이후 약 반년 만에 최대치다.

앞서 여전채 금리는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등의 영향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초로 6%를 돌파하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11월 초를 기점으로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다. 이후 지난 3월 24일에는 3.804%까지 떨어졌지만, 5월을 기점으로 반등해 현재 수준까지 올라섰다.

주목할 점은 지난 3거래일(6~10일) 동안 오른 금리만 0.201%포인트(p)라는 점이다. 올해 여전채금리가 반등한 지난 5월 2일(3.988%)부터 이달 5일(4.267%)까지 약 두달간 오른 금리가 0.279%p라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상승세는 매우 가파르다.

이처럼 여전채 금리가 빠르게 상승한 것은 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지난 5일 남양주동부새마을금고가 600억원대 부실대출로 화도새마을금고와 합병이 결정되면서,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새마을금고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대규모 채권 매각에 나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종금·상호금융 업권은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4거래일 동안 3조6840억원 규모의 채권을 순매도했다.

세부적으로 종금·상호금융 업권은 지난 5일에만 1조6699억원 규모의 채권을 매도했다. 이는 지난 6월 한달간 매도규모(1조656억원)를 크게 웃돈다. 다만 △6일(9285억원) △7일(7806억원) △11일(7080억원) 등 매도 규모가 점차 축소되고 있다.

다만 같은 기간 채권시장 전체 순매수 규모가 9조4846억원 규모다. 또한 지난 6월 한달간 종금·상호금융 업권이 3조1584억원의 채권을 순매수한 점 등을 감안하면 해당 매도세는 더욱 부각된다.

이 같은 대규모 매도 물량에 코스피는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으며, 국채 3년물 금리는 지난 4일 3.58%선에서 전일 3.79%까지 5.87% 가량 상승했다.

미국채 금리 상승, 주요국 긴축 기조 강화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지만, 새마을금고 사태로 인한 불안감 역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해당 불안감이 채권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며 제2의 레고랜드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새마을금고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수급상으로, 심리적으로 악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새마을금고 유동성 지원 방안이 논의되는 등 손해를 보며 채권을 추가 매도할 이유가 낮아졌다. 채권금리 추가 상승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카드사들의 비용부담이다.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자금조달의 상당부분을 회사채와 차입금에 의존한다.

실제 지난해 3분기까지 호실적을 이어가던 카드사들은 레고랜드 사태 등의 영향에 4분기 순이익(3278억원)은 전분기 대비 48.5%나 급감한 바 있다. 나아가 1분기 7개 카드사의 이자비용은 89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9%나 급증한 상태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채권 발행을 늘린 결과, 만기도래 채권 규모가 확대된 상태다. 1분기 기준 7개 전업카드사의 유동성 회사채는 24조70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8%나 증가했고, 유동성차입금은 6조1715억원으로 78.8%나 급증했다. 유동성사채·차입금이란 잔여만기가 1년 미만이 된 회사채와 차입금을 뜻한다.

해당 채권과 차입금의 만기가 돌아오면 새로 회사채를 발행거나 재대출을 통해 차환해야 하는데, 최근 시장금리가 장기채 발행 당시보다 크게 상승한 만큼 이자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시중금리가 급등했던 2022년 조달했던 자금의 이자비용 반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연체율 상승으로 대손비용 증가폭도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 저하압력이 더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번 사태 이전에도 금리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었다. 당장 수익성이 크게 훼손되진 않아도,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연체율이나 채권시장이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금리 오름세가 장기화될 경우 그만큼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를 경우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다만, 금리 조절 등을 통해 급격한 인상을 방어하고,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으로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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