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맥스소프트와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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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 한창 벤처열풍이 불던 2000년대 초반 국내 IT기업들 사이에서는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를 하는 것이 마치 관행처럼 받아 들여졌었다. 제품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R&D(연구개발)에 지원금을 투자하는 것보다 부동산 투자가 훨씬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유야 어쨌든 당시 업계에서도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이를 덮어주는 분위기였던 게 사실이다.

▲ 이상균 기자              © 서울파이낸스
이 같은 도덕적 불감증은 지원금의 본래 목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원금은 기술력은 있지만 자본이 없어 고전하는 업체들을 돕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업체들은 지원금이 마치 자신의 돈인 마냥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며, 본질을 한참 호도하고 말았다. 한마디로 국민의 세금을 가지고 땅장사를 한 셈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여전히 빈곤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정부의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OECD 국가가 매년 ODA(정부개발원조)를 통해 수 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했지만, 그 돈은 경제발전에 쓰이기는 커녕 고위 관료들의 배를 불리는 데만 악용됐다. 우리나라 벤처 기업들이 지원금의 목적을 망각한 채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린 것처럼, 아프리카 국가들 또한 지원금을 마치 자신의 돈인양 착각한 것이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 간판기업인 티맥스소프트가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R&D센터와 사옥 설립이란 명분 뒤에는 판교에듀파크라는 회사를 설립해, 부동산 개발 및 분양에 뜻을 두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분양받은 용지 또한 SAⅠ의 2558평과 D3Ⅰ의 1858평 등 총 4416평에 이른다. R&D센터와 사옥 설립이라고 생각하기엔 지나치게 큰 규모다.

얼핏 보면 티맥스소프트의 부동산 투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자신이 벌어들인 돈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경영 안정성을 꿰하기 위해 부동산에 투자하겠다는 데 걸고 넘어갈 여지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티맥스소프트가 2007년 은행으로부터 차입한 금액이 396억원이며, 납부한 법인세가 1300만원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업체는 은행으로부터 대출 받기가 ‘하늘에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 그런 현실에서 티맥스소프트가 대출받은 396억원은 정부의 ‘티맥스소프트 육성 의지’가 없다면 불가능에 가깝다.

더욱이, 각종 혜택을 통해 면제받은 세금이 총 15억 6천만원으로, 납부한 법인세가 1300만원에 지나지 않는다. 이 같은 규모는 잘 나가는 의사나 변호사가 납부하는 세금에도 미치지 못한다. 전문직이 납부하는 세금보다 적은 세금을 내는 곳이 국내 1위 소프트웨어 기업이라면 누구든지 의아해 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박대연 CEO는 항상 입버릇처럼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의 척박한 현실 속에서 급성장 해온 티맥스소프트의 모습을 자랑삼아 말해왔다. 하지만 부동산에 한 눈을 파는 지금의 상황으로는, 그런 자랑이 주위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다가오기 힘들어 보인다.

<저작권자 ⓒ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서울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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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알고나 2008-08-20 00:00:00
윗분말씀대로 특수목적법인에 대해서 이해하신다면 상기와 같은 실수는 안하실듯 합니다.

그러면 2008-06-30 00:00:00
엔에치엔네오위즈에셋매니지먼트 도 5000 평 정도 있는데 이것도 엔에이치엔하고 네오위즈가 부동산 개발을 위해서 만든 회사겠네영?. 제발 같은 잣대로 nhn 하고 네오위즈도 까주세요. nhn 은 분당에 수십층짜리 본사 짓고 있는데.

세상보기 2008-06-30 00:00:00
사물의 극히 일부분만을 보고 전체를 판단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기자님, 저는 시골에 사는 지극히 평범한 회사원입니다만 그동안 계속해서(약 2년동안) T-max란 회사를 지켜보아 오고있습니다. 그것은 외국계회사가 거의 장악하고 있는 sw시장을 토종 기업이 개척해 나가는 것을 보면서 혼자서 흥분하고 감동하고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어두운 면을 볼 수도 있겠으나, 부디 바라건데 밝은 면도 보아주시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 회사를 응원해 주면 어떨까요??

판교에듀파크 2008-06-30 00:00:00
기자님, 부동산개발에 관하여 잘 모르셔서 실수하신 듯합니다.판교에듀파크라는 회사는 SA1필지가 지금은 우림건설과 형식상 나눌 수 없어서 설립한 paper company입니다.즉 SA1필지 건축을 위한 목적으로만 설립된 직원도 없는 회사입니다.(당연히 법에서 그렇게 하라고 되어 있음.혹시 또 오해할 까봐 친절히 설멸드리는 것임) 판교에듀파크를 가지고 "R&D센터와 사옥 설립이란 명분 뒤에는 판교에듀파크라는 회사를 설립해, 부동산 개발 및 분양에 뜻을 두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라고 기사화 한 것은 기자님의 지식부족을 드러낸 듯하니 공부좀 더하셔야 할 듯합니다.

나그네 2008-06-29 00:00:00
그리고 부채 관련해서 설명 드리자면 정부의 육성의지에 의해서
받은 부채라는 말은 좀 책임없이 작성된 느낌입니다. 07 년이나 06 년
재무제표는 좀 분석하고 올리시는것인지 궁금합니다.

일단 서현동에 R&D 센타 2 개가 있는것으로 압니다만. 시가로 토탈 300억이
넘는것으로 알고 있고 위 건물은 대부분 담보로 차입이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판교 테크노벨리의 경우 땅의 가치 만큼의 차입을 통해서 연구소가
지어질 예정이고, 분양가와 현제 시세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시세에
비례해서 차입은 늘어날수 밖에 없고 이에 대한 이자 부담이 커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지금이 어느시데인데 정부의 의지로 대출이 되고 그럽니까?
다 담보 가치 만큼 힘들게 대출 받고 있는것입니다. 그래서 이자비용이
상당히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인것이지요.

대출이나 법인세에 대해서 정부의 육성의지가 아니냐고 말씀하신다면 그전에
좀 세밀하게 알아보셨어야 하는게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