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파월·유럽발 연쇄 긴축···원·달러 환율, 1304.2원 마감
'매파' 파월·유럽발 연쇄 긴축···원·달러 환율, 1304.2원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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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9.3원 오른 1304.2원 마감···달러인덱스 102.3
영국·노르웨이·스위스 금리인상에도 통화가치 하락
2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 마감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 의장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에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확대된 데다, 유럽 국가들의 신용불안감이 높아지며 글로벌 위험선호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9.3원 오른 달러당 1304.2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5일(1308.1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 상승의 주재료는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과 유럽내 확산된 금융 불안감이다.

전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 반기 통화정책 보고에 출석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에 비해 멀다. 연준은 이를 되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연준 위원 다수가 올해 두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는 기존 연준 위원들의 발언과도 일치한다. 같은 날 미셸 보우만 연준 이사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최근 크리스토퍼 윌러 연준 이사와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등 주요 연준 인사들 역시 추가인상을 한 목소리로 지지했다.

이 같은 연준의 강경한 기조에 긴축 경계감이 확대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7월 금리인상(0.25%p) 가능성은 76.9%로 전일 대비 2.5%포인트(p) 상승했다. 또한 9월 연속 인상 가능성도 13.8%로 하루새 1.9%p 올랐다.

이에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4.7909%로 전장 대비 1.61% 상승했으며, 달러인덱스는 전일 101.5선에서 현재 102.3선까지 올라섰다.

전세계적으로 위험선호심리가 위축된 점 역시 환율 하락에 일조했다. 전일 영란은행(BOE)은 깜짝 '빅스텝(0.5%p 금리인상)'을 단행, 기준금리를 5%로 끌어올렸다. 주요 인상근거는 8.7% 기록, 예상치를 상회한 5월 물가상승률이었다.

해당 결정 직후 파운드·달러 환율은 1.28달러선까지 상승했지만, 점차 하락세를 보이며 1.27달러까지 떨어졌다. 통상 금리 인상은 해당 국가 통화 강세 재료로 소화되지만, BOE 정책 실패에 따른 금융불안감을 고조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되며 영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4.5%선에서 현재 4.34%까지 떨어진 상태다.

또한 노르웨이의 중앙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0.5%p 인상했으며, 스위스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0.25%p 금리를 인상하는 등 주요국 긴축 기조가 강하게 나타났다. 직후 크로네와 스위스프랑 모두 강세를 보였으나, 경기불안감이 확산되며 약세 흐름으로 전환한 상태다.

여기에 원화와 연동성이 높은 위안화 역시 달러당 7.179위안선까지 절하됐으며, 엔화 또한 달러당 143엔을 돌파하는 약세 흐름을 보였다.

글로벌 긴축 경계감이 확산되자 위험선호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570.1으로 전장 대비 0.91% 하락 마감했으며,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1874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는 874.84로 마감, 하루새 1.54%나 떨어졌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전일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달러 강세가 나타난 데다, 이날 위안화 약세와 역외매수세 유입 등이 겹쳐 환율 상승세에 탄력이 붙었다"며 "특히 유럽 국가들의 연이은 금리인상이 잠재된 신용리스크를 자극, 유럽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을 확대시켰다. 이에 위험선호가 위축되며, 달러 강세로 연결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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